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사회적 돌봄, 그 이상의 가족 가정위탁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사회적 돌봄, 그 이상의 가족 가정위탁

베이비뉴스 2025-06-16 08:01:31 신고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정위탁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가정위탁'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해 제도 보완점과 개선 방안을 찾아보는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위탁가정의 이야기와 제도의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탁아동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모아가고자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가정위탁 제도를 위한 아동, 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홍성호 경상남도가족센터 사무국장. ⓒ초록우산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원가정의 기능 회복이다. 아이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인 원가정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육의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지원은 물론, 부모교육과 같은 사회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원가정이 많고, 이러한 지원 체계도 충분하지 않아 아동 보호 개입은 사전 예방보다는 가정 해체나 학대가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원가정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양육자에게 보호를 받게 되며, 이로 인해 깊은 상처와 극심한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보호는 그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가정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2003년부터 본격 시행된 가정위탁 제도는 보호가 필요한 수많은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제공해 온 중요한 사회적 장치다. 조부모나 친인척이 위탁가정이 되어 친숙한 돌봄을 제공하고, 지역사회 이웃들이 위탁부모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울타리를 마련해주었다. 최근에는 영아나 장애아동을 위한 전문가정위탁과 자립 지원 서비스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아동은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어떻게 할지 우리가 함께 고민했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생겨도 방법을 찾아나갈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 말 속에는 삶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며,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아이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정위탁 제도가 단지 보호의 수단을 넘어, 아이들이 자립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덜고 자신감을 키워가는 데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위탁부모와 가정위탁지원센터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제도가 아이들의 성장과 돌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간 운영 편차 해소, 인력과 예산의 확충, 처우 개선 등 보다 체계적인 제도 보완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가정위탁지원센터에는 직원 배치 기준이 마련되어 있으나, 상담원 1인당 담당해야 할 위탁아동 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업무 과중과 지역 간 서비스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장애아동이나 학대피해아동처럼 복합적인 욕구를 지닌 아동에게는 보다 전문적인 개입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체계적인 보호에 한계가 생기고 있다. 위탁아동의 특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표준화된 인력 기준 마련과 전문 인력의 확충, 상담원의 소진을 방지하기 위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위탁가정이 아동을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양육비 지원 확대, 위탁부모 대상 교육 및 휴식 프로그램 운영,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과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실질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예산의 일관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지역 간 격차 없이 모든 위탁가정이 균등하고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정위탁 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는 위탁가정, 이를 지원하는 전문가의 역량,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의지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위탁가정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공동의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아이 중심의 진정한 보호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차별 없이 보호받고, 사랑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복지사로서 지난 27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그중 14년은 아동복지 현장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과 함께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경남가정위탁지원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후 개입이 아닌 사전 예방 차원에서의 가정위탁 제도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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