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식품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식재료가 있다. 바로 달걀이다. 달걀은 맛도 고소하고 조리법도 간단해 삶아 먹든, 부쳐 먹든, 반죽에 넣든 어디에 써도 잘 어울린다. 게다가 단백질은 물론,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 있어 몸에도 좋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주 먹는 식품이지만, 막상 구입할 땐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겉보기엔 단순히 껍질 색만 다른 듯한 흰색 달걀과 갈색 달걀이지만, 누군가는 갈색 달걀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흰색 달걀이 덜 비리고 맛있다고 말한다.
정말 색깔에 따라 달걀의 영양이나 맛에 차이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알아본다.
껍질 색은 닭 품종 차이… 영양은 동일
결론부터 말하면, 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은 영양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2021년 홍의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사는 농촌진흥청 보도자료를 통해 "달걀의 영양 성분은 닭 품종보다는 어떤 사료를 먹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 모두 기본 사료는 비슷하기 때문에 영양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된다"고 설명했다.
달걀 껍질 색은 어미 닭의 품종과 깃털 색에 따라 달라진다. 흰색 닭은 흰 달걀을, 갈색 닭은 갈색 달걀을 낳는다. 껍질 색은 어디까지나 외형의 차이일 뿐이며, 영양이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 이런 내용은 학술지 '축산식품과학과 산업'에도 실린 바 있다.
흰색 달걀, 비린 맛은 덜할 수 있다
영양 성분은 같지만, 맛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달걀 특유의 비린내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흰색 달걀이 상대적으로 덜 비릴 수 있다.
홍의철 박사는 "비린내를 유발하는 트리에틸아민 함량이 흰 달걀에 더 적게 들어 있다"고 말했다. 갈색 달걀을 낳는 닭은 콜린 성분을 충분히 대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콜린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트리에틸아민으로 변하면서 비린내의 원인이 된다. 다만 이러한 차이는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두 종류의 달걀 맛을 구별하지 못한다.
흰색 달걀이 비린내가 덜하다고 해서 호텔 등 고급 요리 현장에서 흰색 달걀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김정수 배제대학교 외식조리학과 교수는 "조리 현장에서는 껍질 색보다는 흰자와 노른자의 결합력 등 품질 기준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 인식이 만든 갈색 달걀의 대세
그렇다면 맛이나 영양에서 뚜렷한 차이가 없음에도 왜 갈색 달걀이 시장을 장악하게 됐을까. 결정적인 이유는 결국 소비자 인식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화이트레그혼 품종의 닭이 널리 사육돼 흰색 달걀이 흔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 이후, 소비자들은 흰색 달걀보다 갈색 달걀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
홍의철 박사는 "흰 달걀은 닭 분변이나 먼지 같은 이물질이 묻으면 더 눈에 띄기 때문에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며 "당시에는 피부색도 흰색은 병약하고 갈색은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그 이미지가 달걀에도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결론적으로 두 달걀은 껍질 색 외에 영양 성분이나 맛은 거의 차이가 없다. 껍질 색보다 중요한 건 신선도와 보관 상태다. 어떤 색이든 신선한 달걀이 가장 좋은 달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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