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 감나무에는 초록빛 열매가 탐스럽게 맺힌다. 단맛은 없고 떫은맛이 강해 외면받기 일쑤지만, 요즘은 오히려 그 맛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떫은맛을 내는 특정 성분이 몸속을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덜 익은 감이 기능성 식재료로 재조명되고 있다.
감은 과육만 먹는 과일이 아니다. 껍질은 물론 잎과 말린 형태까지 모두 활용된다. 곶감이나 감말랭이는 당 성분이 진해지고, 항산화 성분도 농축된다. 감잎은 차로 즐기기도 한다. 혈압 관리에 좋은 루틴 성분이 함유돼 있다.
껍질부터 잎까지 전부 쓰이는 '감'
감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탄닌'은 항산화 물질로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줄여 노화를 늦추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또한, 탄닌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흡착해 배출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로 탄닌 함량은 감이 익을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덜 익은 감에서 효능이 더 높게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라 감에는 비타민C, 루테인, 베타카로틴,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항산화와 면역력 강화에 작용하는 이 성분들은 여름철 자외선과 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데 적합하다. 감 하나만 잘 먹어도 온몸 순환에 도움이 되는 셈이다.
더불어 감 껍질에는 플라보노이드가 몰려 있어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감잎 역시 기능성 자원이다. 감잎에는 루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혈압을 조절하고 혈관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말려서 차로 우려내면 은은한 향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기름기 많은 식사 후 마시면 속도 편안하다.
눈에도 좋은 과일, 감
감은 혈관 뿐 아니라 시력 보호에도 효과적인 과일이다. 감에 함유된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눈 속 황반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색소로, 청색광을 흡수하고 망막을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두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등의 퇴행성 안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야맹증 예방에도 중요한 영양소인 비타민 A도 풍부하다. 이는 눈의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데도 관여한다. 감 한 개에는 비타민 A 하루 권장량의 약 15%가 들어 있다. 여기에 베타카로틴까지 더해져 항산화 보호막을 형성한다.
감,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감은 생과일로 먹는 것 외에도 보관성과 효능을 고려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말려서’ 먹는 것이다. 곶감이나 감말랭이는 수분이 빠지고 당분과 항산화 성분이 농축돼 보존성이 높아지며, 간식 대용으로 적합하다. 덜 익은 감은 떫은맛이 강하므로 생으로 먹기보다는 조려서 감정과 형태로 먹거나, 껍질을 벗겨 건조한 뒤 소량 섭취하는 것이 위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감잎은 깨끗이 세척한 뒤 그늘에서 바짝 말려 차로 끓여 마신다. 따뜻한 물에 감잎을 우려내면 루틴 성분이 안정적으로 추출되며, 특유의 풀내도 강하지 않아 식사 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마시면 속이 편안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감 껍질은 얇게 벗겨 햇볕에 말려 보관하거나, 생강과 함께 달여 차로 끓이기도 한다. 소화기 계통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감을 너무 차게 보관하지 말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거나 냉동 보관 후 해동해 부드럽게 먹는 방식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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