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지난달부터 시행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외국인 보호기간에 상한을 두는 등 제도를 일부 개선했지만 최대 20개월까지 가능한 장기 보호와 법무부 소속 위원회의 독립성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인권 보호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외국인 보호제도 개선에 따른 쟁점과 과제’라는 제목의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 따르면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이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됐지만 외국인 인권 보호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정은 헌법재판소가 2023년 외국인을 무기한 수용할 수 있도록 한 보호제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법은 외국인 보호기간에 상한을 두고(원칙 9개월, 최대 20개월) 보호 연장 시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며 법무부 소속 외국인보호위원회를 신설해 이의심사와 보호 연장 승인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문제는 최대 20개월까지 보호가 가능한 국내 상한 설정이 국제 기준(EU 최대 18개월)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헌법재판소의 ‘필요하고 합리적인 기간’이라는 판단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21~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다수 개정안은 보호기간 상한을 ‘원칙 6개월, 최대 18개월’로 설정하거나 ‘보호 연장 심사를 법원에서 맡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지만 최종안에서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신설된 외국인보호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보호 연장 승인 및 이의신청 심사 등의 역할을 맡는 외국인보호위원회는 외부 인사를 과반수 이상 포함하도록 구성됐지만 위원회 자체가 법무부 소속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법무부가 결정된 내용을 그대로 따르는 기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에 발의된 다수 개정안은 보호 연장 심사 주체를 법원이 맡도록 했지만 법무부는 업무 부담과 기존 사법심사 제도를 이유로 자체 위원회 설치를 고수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과거 국회에서 발의된 여러 개정안들과 국제 기준, 인권단체의 우려를 종합해 볼 때 이번 개정법에는 여전히 미흡한 점이 존재한다”며 “정부는 향후 인권 친화적이고 공정한 제도 운영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