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탈모를 걱정하는 이들이라면 '당이 들어간 에너지 음료' 섭취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다 섭취 시 남성형 탈모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음료, 남성형 탈모 위험 높여…혈당 변화가 모낭에 악영향
중국 칭화대 보건대 피부과 아이 자오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당 에너지 음료의 과다 섭취가 남성형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27.8세의 젊은 남성 1028명(탈모 환자 592명, 비탈모인 436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형 탈모 환자들이 탈모가 없는 이들보다 에너지 음료를 더 많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당 에너지 음료를 마셔 혈당이 오르면 포도당이 다른 당으로 전환되는 '폴리올 경로'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폴리올 경로 활성화로 모낭 외부에 있는 포도당 양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모낭 세포의 대사 활동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 사람에서 탈모 발병 위험이 더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로 해소는커녕 혈관 기능 저하 유발…오히려 피로 가중
에너지 음료는 탈모를 가중시키는 것 외에도, 본래 섭취 목적인 '피로 해소'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과거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이유로 '피로 해소'를 꼽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것이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는 혈관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미국 맥거번대 연구팀이 흡연하지 않는 건강한 20대를 대상으로 에너지 음료 섭취 전후 혈관 확장 반응을 조사한 결과, 혈관 내피에 급성 손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 속 카페인, 타우린, 당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관을 순간적으로 수축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혈관 기능이 저하되면 혈액 순환이 방해돼 세포에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줄고 노폐물이 축적되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심혈관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혈관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를 더욱 심하게 느낄 수 있다.
탈모 걱정 없이 피로 해소하려면?…카페인 적은 아메리카노, 비타민C 추천
탈모 걱정 없이 피로를 해소하고 싶다면, 차라리 당류 함량이 적은 아메리카노 등 각성 음료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카페인 역시 과다 섭취 시 근육 떨림, 탈수, 불면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카페인 최대 일일 섭취 권고량은 일반 성인 기준 400mg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편이라면 비타민C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비타민C는 근육 손실을 억제하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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