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엄마의 젊은 목소리.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된단다.
모르는 사랑을 함께하면 안 된단다.
언제 이렇게 아픈 표정을 배웠니.
내 새끼……” _「모두 예쁘고 슬픔」
내 친구는 만져 보았대.
뭐를?
연인의 마음을.
헛소리. 슬픔도 만졌다고 하지 그래?
손바닥이 온통 젖었대. _「복잡하고 어지러운 초콜릿 소년」
이런 표현 진부하지만, 오늘 하늘이 참 푸르구나. 종소리가 맑고 울림이 있구나. 목련 피고, 거리에서 아이들이 졸고, 바람, 바람, 바람. 현기증이 참 좋아…… 그리고 불안, 불안 좀 가져와야지. 너를 복잡하게 이해하려고. _「복잡하고 어지러운 초콜릿 소년」
이제 나는 빛을 혼자 만들 줄 알아요.
당신의 손 없이 걷고
당신의 손 없이 골목에 서서
그렇게 당신 마지막 대사는 침묵이 되었다. _「골목과 음악」
누군가가 불안을 내다 버리기 위해 인간을 만든 건 아닐까. 뒷골목에 쓰러져 있는 당신을 내가 주워 왔다. 불안을 전부 게워 내라고 두들겨 주었지. 도대체 나는 누가 내다 버린 불안이지? 있잖아요, 온 세상이 잠들었을 때에도 나는 어지러움을 느껴요. 나 빼고 모두가 춤을 추는 기분이고 나 혼자 쓰러지죠.
그렇다면 당신은 무용수가 버린 불안인가 봐. _「하늘은 다홍빛 불타는 시간에」
지난밤, 너는 거리를 헤매었지. 집을 찾지 못할 정도로 잔뜩 취해서…… 내가 너의 손에 쥐여 준 목련, 너는 그것을 무참히 휘둘렀다. 어둠을 내쫓으려는 듯이. 허공을 향해. 흰빛이 흩날렸지. 나의 두 눈 안에서. 너는 춤을 추는 것처럼. 비틀거리는 꽃잎들. _「목련은 나의 것」
여름이 싫다.
여름이 싫어.
마리아와 나는 싫다고 말하면서도 한여름에 손을 마주 잡았다. 마리아, 너는 더위보다 혼자 걷는 것이 싫은 사람. 매일을 살아 내는 게 지겹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 _「Fin」
『이것은 천재의 사랑』
양안다 지음 | 타이피스트 펴냄 | 178쪽 | 12,000원
[정리=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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