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현실적인 직장인 코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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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의 현실적인 직장인 코어란 이런 것

엘르 2025-07-07 17:19:42 신고

기존의 정의를 뒤흔드는 방식은 여러 가지입니다. 본래의 것을 부정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법이 있죠. 프라다 2025 F/W 컬렉션은 둘 모두에 해당했습니다.

이번 시즌, 미우치아 프라다라프 시몬스는 여성을 둘러싼 견고한 미의 정의를 송두리째 뒤흔들었습니다. 폰다지오네 프라다 디포지토의 투박한 철근을 배경으로 펼쳐진 런웨이는 마치 모든 기준의 종언과도 같았죠. 프라다가 새롭게 제안한 아름다움은 단순함도, 단정함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불완전함의 미학이었죠. 'Raw Glamour'라는 컬렉션의 테마처럼 하우스는 완벽하게 다듬어진 결과가 아닌, 형태가 완성되기 전 생경한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런웨이를 지배한 첫인상은 단연 잔뜩 해체된 테일러링이었습니다. 시접은 풀어져 있었고, 재단은 매끈하지 않았죠. 테일러드 재킷은 루즈하게 늘어졌고, 잔뜩 주름진 스커트는 여체의 곡선을 무시한 채 태연히 무대에 올랐죠. 셔츠는 이리저리 구겨졌고, 플라워 프린팅 드레스와 리본 장식은 잔뜩 헝클어진 머리칼과 대비를 이루며 전통적인 여성성에 관해 의문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액세서리 또한 조용히, 강렬하게 반전을 선사했죠. 일견 단순해 보이는 룩 위로 등장한 재생 나일론으로 만든 볼링 백, 광택이 도는 오버사이즈 진주 브로치, 두툼한 체인 핸드백은 옷의 투박하고 거친 텍스처와 묘한 긴장감을 이뤘습니다. 다분히 계산된 서로 다른 요소의 충돌은 미우치아 프라다의 장기이기도 하죠.

생경한 충돌의 정서는 헤어 메이크업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방금 침대에서 일어난 듯 부스스한 웨이브 헤어와 맨 얼굴에 가까운 메이크업에는 분명히 어떤 의도가 숨어 있었죠. 카오스에 가까운 모순된 조합 속에는 다름아닌 자유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사회가 정의한 질서가 아닌, 거칠고 솔직한 감정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유 말이죠. 공간 또한 이번 쇼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극적으로 기여했습니다. 프라다는 디포지토의 거친 벽면과 금속 프레임 그리고 영화 〈엘비스〉의 미술 감독 캐서린 마틴이 제작한 대형 카펫을 배경으로 여성들에게 지금 당신이 원하는 아름다움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묻습니다.

결국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옷과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셈입니다. 미완의 곡선, 제멋대로 흘러내리는 실루엣이 만들어낸 전에 없던 아름다움은 한 가지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글래머란 과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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