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기업 비중이 전체의 41%에 달하지만, 4차 산업 기술 활용 기업은 3.2%에 불과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격차 해소를 통한 여성기업 스케일업(성장)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여성기업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제2차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를 열고, 여성기업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제언서를 국회에 건의했다.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는 여성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정부의 소통창구로 지난 3월 출범했다. 여성기업은 여성 대표 또는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나 기업을 뜻한다.
이날 회의에는 이인선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은희 국민의 힘 의원 등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을 비롯해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장,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참우섬유 대표), 박영주 ㈜아성 대표이사, 박소영 ㈜골든블루 대표이사, 김명자 ㈜에스엘전자 대표이사,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대표이사 등 여성기업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정기옥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장은 "여성기업 수는 지난 8년간 연평균 5% 이상 꾸준히 증가하며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술 활용도나 연구개발(R&D)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정체된 것이 현실"이라며 "AI·로봇 등 기술 분야의 스케일업을 위해 국회와 정부와의 정책 연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 여성기업 수는 최근 8년간 연평균 5.2% 증가해 2022년 기준 326만개(전체의 40.5%)에 달했지만, 여성기업의 80% 이상이 1인 기업이거나 소규모 자영업에 해당했다.
R&D 경험률과 신기술 도입률도 저조한 실정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기업 비중은 3.2%로 남성기업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인 연구개발(R&D) 경험률도 여성 중소제조기업의 경우 4.2%에 그쳤다.
권우실 스타트폴리오 대표는 “AI·로봇 등 첨단기술과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여성기업들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며 “정부의 ‘신산업 기술 창업’ 기조에 발맞춰 이러한 지원책이 구체화된다면, 기술 기반 창업에서 여성기업이 마주한 구조적 장벽을 완화하고, 창업 생태계의 다양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기업위원회가 국회에 전달한 정책 제언문은 소통 플랫폼에서 조사한 '여성 기업지원 활성화를 위한 국민의견'(여성 2500여명 대상)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기업인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육아·가사 등 일과 가정 양립 문제'(28.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여성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기술력·품질 등 전문성 강화'(42.5%), '인재 확보·조직 문화 개선'(17.2%), '혁신적 아이디어 개발'(16.2%)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기반으로 제언문에는 육아·돌봄 지원체계 마련, 디지털 전환 지원, 금융 접근성 제고 등 3대 정책과제가 담겼다. 여성기업위원회는 자녀 돌봄 인프라 확충을 위해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공공직장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 상향, 지역 돌봄서비스 연계를 제안했다.
여성기업의 현저히 낮은 수준의 첨단산업 분야 기술 활용도를 고려해 AI·로봇 도입 지원, 여성기업 전용 스마트 전환 패키지 신설, 업종별 디지털 마케팅 교육 지원 등도 건의했다. 더불어 여성기업 전용 보증·투자상품 마련, 금융기관 실무자 대상 성인지 교육 확대, 미디어 중심의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여성기업의 활동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금융·돌봄 등 핵심 분야에서는 여전히 정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지점이 많다”며 “대한상의 여성기업위원회가 국회․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여성기업인의 정책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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