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작사 PAGE1이 2026년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대표작 두 편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서편제’와 조선 말 격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곤 투모로우’다. 두 편 모두 각기 다른 결로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기대된다.
■ 다시 깨어나는 소리의 기억 – 뮤지컬 ‘서편제’
2026년 4월 ~ 7월 / 광림아트센터 BBCH홀
2022년 원작 계약 종료로 막을 내렸던 뮤지컬 ‘서편제’가 4년 만에 돌아온다. 제작사에 따르면, 관객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힘입어 원작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게 됐고, 오랜 시간 ‘서편제’와 호흡을 맞춰온 창작진들이 의기투합한다는 설명이다.
‘서편제’는 이청준의 단편소설 「서편제」를 원작으로 한다. 한국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음악과 현대적 뮤지컬의 언어가 어우러졌다. 한 소리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리'의 본질적 의미와 예술에 깃든 고통과 집착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2010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된 ‘서편제'는 2022년 다섯 번째 시즌에서 누적 관객 약 6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절제된 감정이 돋보이는 음악, 소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무대와 조명 디자인 등은 한국 창작뮤지컬의 예술적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창작뮤지컬 역사상 크게 사랑받은 윤일상 작곡가의 넘버 '살다 보면'을 중심으로 애절한 발라드와 강렬한 록 사운드, 웅장한 합창과 현대적 팝 스타일 등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적 색채가 어우러져 감정선을 극대화한다.
■ 혁명의 기억, 신념의 무게 – 뮤지컬 ‘곤 투모로우’
2026년 9월 ~ 11월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2016년 초연 이후 2021년과 2023년, 총 세 번의 시즌을 거치며 공연된 뮤지컬 ‘곤 투모로우’가10주년을 맞아 2026년 다시 무대 위에 선다.
작품은 조선 말 갑신정변과 김옥균 암살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개화를 꿈꾼 최초의 혁명가 김옥균과 청나라, 일본, 러시아 등 열강 사이에서 흔들리는 나라의 운명 앞에 무력감을 느끼며 고뇌하는 왕 고종, 그리고 고종의 명으로 김옥균에게 접근하는 가상의 인물 한정훈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상과 현실, 신념과 희생이 교차하는 인간의 갈등을 풀어낸다.
개화와 보수, 혁명과 절망이 얽힌 혼돈의 시대를 입체적으로 그리며, 시대를 관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둡고 날카로운 '느와르'적 감각의 무대, 절제된 조명과 영상, 강렬한 음악은 역사적 사건을 넘어 '현재'의 관객과 마주하게 만든다. 2026년 10주년 시즌은 서사의 밀도를 높이고 등장인물의 내면을 보다 탐구하게 한다.
‘서편제’는 2026년 4월부터 7월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곤 투모로우’는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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