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형 기아 EV5가 유럽 시장에 데뷔했다. 해당 모델은 2023년 말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바 있다. 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EV5는 EV6보다 전장은 짧지만, 전고는 약간 더 높은 것이 특징이다.
EV5의 전장은 4,615㎜로 EV6의 4,682㎜보다 짧고, 휠베이스 또한 EV6보다 152㎜ 짧다. 반면, 전고는 1,715㎜로 EV6의 1,545㎜보다 확연히 높아, 보다 SUV에 가까운 차체 비율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EV5는 60.3㎾h 및 81.4㎾h의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제공하며, 전륜구동‧사륜구동 버전으로 출시된다. 대형 배터리 장착 모델은 WLTP 기준 최대 약 53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 유럽 최고운영책임자(COO) 스요르드 크니핑은 “EV5는 기아 유럽 성장 전략의 핵심”이라며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 실용성, 그리고 전동화 기술 혁신이 융합된 모델을 투입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출시 국가를 두고 한차례 논란이 일었다. 북미 시장 중 캐나다에는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미국에는 출시되지 않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복잡한 전기차·부품 원산지 규정이 있다. 특히 배터리 구성요소의 조달 방식과 차량 가격이 세금 공제 적용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통과된 ‘BBB 정책(Big Beautiful Bill)’로 인해 약 1,030만 원의 세액 공제가 종료될 예정이라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생산 차량에 대한 관세 문제도 여전히 협상 중이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캐나다에는 출시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출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에서 이미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EV5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기아는 향후 미국 시장을 겨냥해 추가 모델도 계획하고 있다. EV6 아래 포지셔닝 될 EV4 세단은 2026년 상반기 미국 출시 예정이며, 콤팩트 SUV인 EV3도 같은 해 미국 시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EV3는 EV5와 유사한 디자인과 콘셉트를 소형 플랫폼에 구현한 모델로, 시작가는 약 4,81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소형 모델인 EV2도 개발 중이지만, 북미 시장에 투입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은 기아 외에도 현대 아이오닉 시리즈 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는 만큼,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향후 각 세그먼트를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지, 혹은 기존 모델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버틸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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