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킬리안 음바페를 내보낸 팀은 전력이 상승했고, 영입한 팀은 규율을 세우기 힘들어졌다
레알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전을 치렀으나 파리생제르맹(PSG)에 0-4로 패배했다. 레알은 경기력이 완벽하진 않아도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4승 1무로 순조롭게 전진했다. 특히 남미팀 레드불잘츠부르크, 유벤투스,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잡으며 전력상 가장 어려운 루트를 뚫고 올라왔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그 기대는 4강전에서 한 번에 무너졌다.
경기 후 음바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부상 회복차 대회 초반에는 아예 출장하지 않던 음바페가 교체출장으로 서서히 컨디션을 조율하다 4강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는데, 오히려 팀은 패배했기 때문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음바페의 스타 투톱은 무기력했다. 돌파 성공 기록이 각각 1회에 불과했다.
이후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의 보도에 따르면 레알의 문제는 선수들의 지나친 자존심과 고집이다. 스타 선수들을 너무 많이 모아 놓다보니 서로 장점만 발휘하려 하고 희생하지 않는 문화가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부터 수많은 축구팬들 눈에도 보였던 문제다.
레알은 알론소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알론소 감독은 구단의 나쁜 문화를 일소하지 않으면 자신이 구사해 온 세련된 전술을 레알에 이식하는 게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 이에 레알은 비니시우스와 음바페 등 주요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경기장에서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전달할 계획이다. 비니시우스는 원래 수비가담을 소홀히 하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전반적인 경기력과 성실함이 다 감소했다. 음바페는 활동량이 우려될 정도로 적다.
앞선 클럽 월드컵 경기들은 달랐다. 알론소 감독은 대회 시작 당시 포백을 구사하다가 갈수록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16강과 8강에서 미드필더 오렐리앙 추아메니를 스위퍼로 내리고, 윙어로 뛰어 온 플레이메이커 아르다 귈레르를 중원에 두고, 주드 벨링엄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되 자주 팀 플레이에 가담하게 구성한 3-4-2-1 대형이 효과를 봤다. 최전방에서 성실한 플레이와 마무리를 맡아 준 유망주 공격수 곤살로 가르시아의 경기력도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새로운 축구의 핵심이었던 센터백 딘 하위선이 8강전에서 퇴장 당하고 4강전에서 음바페가 선발로 복귀하자 앞뒤가 다 문제를 겪고 말았다.
클럽 월드컵을 통해 알론소 감독이 내놓은 첫 해법은 추아메니의 후방 배치를 통한 스리백 전환, 윙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보조 플레이메이커 기능과 귈레르의 중원 배치를 통한 경기운영 개선, 벨링엄과 가르시아를 공격진에 포함시키면서 얻은 팀 플레이 능력 등이었다. 본격적인 시즌에 음바페를 선발로 쓰면서도 위력을 유지하려면 선수의 마음가짐을 뜯어고칠 수밖에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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