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제패 포함 올해 7연승 행진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상혁(29·용인시청)은 "내가 조금 느슨해졌다고 생각되면, 바로 파리 올림픽을 떠올린다"고 했다.
이번 여름 유럽 원정길에도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고, 로마와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강도 높은 유럽 전지훈련을 하면서 두 개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메달을 수집한 우상혁은 13일 귀국하며 "훈련 중에 여러 번 파리 올림픽을 떠올렸다"고 털어놨다.
마침 파리 올림픽을 떠올린 계기도 있었다.
지난해 7월 13일 열린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상혁은 2m28을 넘고 3위를 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이었다.
작년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해미시 커(뉴질랜드)는 2m33을 넘어 우승했고, 셸비 매큐언(미국)이 2m31로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약 한 달 후 8월 11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커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매큐언은 은메달을 따냈다.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던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에서는 2m27로 7위에 머물렀다.
귀국 인터뷰에서 우상혁은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유럽에 남아 훈련할 때 몸이 무거웠다. 마침 다음 대회가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였다"며 "지난해 모나코 대회부터 파리 올림픽까지의 기억이 떠올랐고, 다시 훈련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올해 모나코에서는 2m34의 올해 실외 경기 세계 1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의 아픈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대를 더 의식했다. 이제는 나에게 더 집중하고 있다.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느낀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흘린 눈물은 재도약의 동력이 됐다.
우상혁은 올해 치른 7번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실내 시즌 3개 대회(2월 9일 체코 실내대회 2m31, 2월 19일 슬로바키아 실내대회 2m28, 3월 21일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2m31)에서 정상에 오르더니, 실외 시즌에서도 4개 대회(5월 10일 왓그래비티챌린지 2m29, 5월 29일 구미 아시아선수권 2m29, 6월 7일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2m32, 7월 12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2m34)에서 1위를 차지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절친한 친구인 커와는 올해 4번 맞붙어 모두 승리했다.
실외 시즌 들어 기록이 상승 곡선을 긋는 점도 고무적이다.
연승 행진은 기분 좋지만, 우상혁은 들뜨지 않았다.
우상혁은 "커가 최근 아쉬운 성적을 내지만, 다시 더 잘 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친한 사이여서, 실제 높이뛰기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올해 내가 더 좋은 기록을 냈다고 해도, 커에게 배울 점이 많다. 노력해서 올림픽 챔피언의 타이틀을 얻은 커처럼, 나도 실외 세계선수권 챔피언, 올림픽 챔피언이 될 때까지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