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에 누렇게 얼룩진 기름때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소개한
가스레인지 청소법
주방 한가운데 놓인 가스레인지가 누렇게 얼룩지고 끈적한 기름에 뒤덮인 광경은 누구에게나 불쾌한 장면이다.
고소한 삼겹살을 구워 먹던 즐거움이 끝나면 곧이어 시작되는 고역이 바로 기름때 청소다. 그러나 복잡한 도구 없이도 과학적으로, 그리고 놀라울 만큼 쉽게 기름때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됐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가 공개한 청소법 ‘워싱소다’
가스레인지 기름때를 제거하는 가장 인상적인 방법은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가 유튜브 ‘지식한상’을 통해 공개한 청소법이었다.
워싱 소다는 탄산나트륨으로, 강한 염기성 성분을 지녀 기름과 반응해 비누를 만들어내는 화학적 성질이 있다. 덕분에 기름의 점도를 낮추고, 표면에서 쉽게 떨어지도록 돕는다.
이 교수는 “워싱 소다는 베이킹 소다보다 강한 염기성을 띠며 기름 분해에 훨씬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워싱 소다의 강한 염기성은 피부를 보호하는 천연 기름막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첫 단계는 가스레인지의 부속품을 모두 분리하는 것이다. 삼발이와 헤드캡 등은 뜨거운 물에 잠시 담가두어 기름을 불린다. 이때 물은 너무 뜨겁지 않게, 손이 견딜 수 있는 온도가 적당하다.
다음은 상판의 기름때를 불리는 단계다. 상판에 끓인 뜨거운 물을 소량씩 부어 5~10분 정도 기다리면 기름의 점도가 낮아져 쉽게 닦인다. 이 교수는 “뜨거운 물이 기름의 점도를 낮추어 제거를 용이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세척액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분무기에 주방세제를 1~2회 펌핑해 넣고, 베이킹 소다 반 스푼과 소량의 물을 섞으면 전용 세제가 완성된다. 여기에 워싱 소다를 추가하면 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스레인지뿐 아니라 후드와 프라이팬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후드 필터는 싱크대나 욕조에 물을 받고, 워싱 소다를 뿌린 뒤 담가두면 된다. 다만 알루미늄 재질의 필터는 워싱 소다에 오래 닿으면 표면이 부식될 수 있으므로 재빨리 헹궈야 한다.
프라이팬의 기름때는 단순히 보기만 흉한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포화 지방산이 산화돼 유해물질로 변하거나, 트랜스지방으로 바뀔 수 있다. 사용 후 프라이팬에 물과 워싱 소다를 뿌려 닦으면 표면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다.
워싱 소다는 강력한 세척력을 지닌 만큼 몇 가지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 청소할 때는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한다. 둘째, 청소 후에는 워싱 소다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헹군다. 셋째, 뜨거운 물을 사용할 때는 화상에 유의한다.
효율적인 청소를 위해 알아두면 좋은 팁도 있다. 기름때가 심하게 쌓이기 전에 주기적으로 청소해두면 훨씬 수월하다.
또 요리를 마치자마자 뜨거울 때보다는 기름이 식은 후 청소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찌든 때는 한 번에 완전히 지우기 어려울 수 있으니 여러 번 반복해 닦아내야 한다.
결국 가스레인지 청소는 힘을 주어 문지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기름의 화학적 성질을 이해하고 워싱 소다의 특징을 활용하면 훨씬 쉽고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청소법으로 건강하고 쾌적한 주방을 유지해보자. 정기적인 관리와 안전한 습관이 더해지면, 기름 범벅 가스레인지는 더 이상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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