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남다른 유동성 관리 '눈길'…'국채 쇼핑' 주효

농협은행, 남다른 유동성 관리 '눈길'…'국채 쇼핑' 주효

데일리안 2022-10-04 06:00:00 신고

LCR 100% 초과 '유일'

올해만 국채 4조5천억↑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 전경.ⓒNH농협은행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 전경.ⓒ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여유로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국채 자산을 4조5000억원 넘게 불린 선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계속되는 시장 불안에 대비해야 한다며 은행권의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주문하고 나서면서, 농협은행의 선제적 대응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의 올해 2분기 평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98.9%로 전분기 대비 2.1%포인트(p) 올랐다.

LCR은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보유비율로,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은행 건전성 지표다. 금융위기 시 자금인출 사태 등 심각한 유동성 악화가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당국의 지원 없이 30일 간 자체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유동성 지표가 단연 눈에 띄었다. 농협은행의 LCR은 119.3%로 같은 기간 대비 8.8%p 상승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이 수치가 100%를 넘는 유일한 사례였다.

나머지 은행들의 LCR은 모두 9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국민은행의 LCR은 91.6%로 2.5%p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해당 수치는 93.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94.5%로, 하나은행은 96.0%로 각각 1.2%p와 3.0%p씩 LCR이 상승했다.

5대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5대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이 같은 은행들의 LCR은 규제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부터 은행들을 상대로 100% 이상의 LCR 유지를 의무화해 왔다. 이런 기준대로라면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의 개선 권고와 함께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다만 정부가 일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들은 제재를 피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유동성 규제에 막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원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상반기부터 은행의 LCR 의무 준수 비율을 85%까지 낮춰 시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달부터 분기별로 규제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내년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00%로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이 남다른 유동성 지표를 자랑할 수 있는 배경에는 국채 자산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LCR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현금이나 국채, 통화안정증권 등을 늘려야 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5대 은행 가운데 국채 자산이 가장 증가한 은행이다. 신한은행 정도를 제외하면 웬만한 시중은행보다 많은 국채를 들고 있다. 농협은행이 아직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보다 사업 규모가 작은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돋보이는 국채 보유량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원화 국채 자산은 19조65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9.7%(4조5056억원)이나 늘었다. 하나은행은 13조6689억원으로, 국민은행은 14조282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1%와 17.1%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6조9966억원으로, 신한은행은 30조8504억원으로 각각 21.4%와 7.9%씩 원화 국채 자산이 늘렀다.

안 그래도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철저한 유동성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취임 후 처음 가진 은행권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충격으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계속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건전성과 유동성 등 시스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강한 통화정책 긴축 강도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은행권으로서는 유동성 관리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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