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오는 12일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네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예고된 상황인데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5%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10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의 81.1%는 미국 중앙은행(Fed)가 11월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18.9%는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0.25%포인트 인상이나 동결을 점치는 투자자는 전혀 없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포인트 차로 역전된 상태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연 3.25%, 한국 기준금리는 연 2.5%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한번 더 밟게 되면 한미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환율·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한은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11월 말 금통위가 0.25%포인트만 올리고, 연준이 12월 최소 빅 스텝만 결정해도 격차가 1.50%포인트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과 같은 수준이다.
이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쫓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 있어 환율 상승 압박 부담이 더욱 높아진다.
또 환율이 계속 뛰면 인플레이션도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은은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발표 직후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물가) 상방 리스크(위험)로 잠재된 상태"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통화정책에 대한 수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달 빅스텝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총재는 앞서 8월 25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직후 "당분간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등에서 "연준의 올해 말 최종금리를 우리(한은)는 4%로 예상했지만, 지금 4.4% 이상으로 올라갔고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도 4.6%로 높아졌다"며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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