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환율이 수입물가 자극"…한은, 고환율·고물가에 빅스텝

[종합] "환율이 수입물가 자극"…한은, 고환율·고물가에 빅스텝

아이뉴스24 2022-10-12 13:31: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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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고물가·고환율에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가가 상당기간 5%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초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3.5%까지 사상 초유의 두 번 연속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12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50%에서 3.00%로 0.50%p 인상했다. 지난 4월부터 다섯 번 연속 인상이며,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 시대에 재진입했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0.50%p 인상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 환율이 물가 부추기고 하락 속도 늦춰…연준 금리 인상에 상승 압박↑

한은이 긴축 강도를 높인 주된 원인은 환율과 물가의 상호작용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1천400원대로 올라서며 수입물가룰 자극하고 있어서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를 자극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부추기고,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들의 실질소득도 감소하게 된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악재는 수입물가 자극뿐이 아니다. 무역적자가 심화하면서 경제성장률도 뒷걸음칠 치게 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올해 우리나라의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천400만 달러로,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은 2.8%로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겠으나, 내년에는 지난 전망치인 2.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엎친 데 엎친 격으로 외국인 자본 이탈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3천55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854억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의 비율은 30.68%로,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지난 2009년 8월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경우 이번 빅스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와 기준금리 차이가 1%p까지 벌어지게 된다.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달러가치가 오르고 원화가치는 하락해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3.25%로 075%p 인상하자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천400원을 넘어섰다.

이에 한은은 고환율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우려해 빅스텝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나아가 향후에도 외환리스크를 고려해 추가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빅스텝 결정은 환율문제가 주된 요인 중에 하나"라며 "급격한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고, 물가 하락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추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 외화유출이 커져 외환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최종 금리 3.5% 이상 전망…"환율 상승 파장 고려해 추가 인상"

향후 기준금리는 3.5%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남은 금통위는 다음 달 한 번이다. 내달 빅스텝을 밟으면 3.5%까지 오르게 된다. 현 시점에서 한은은 향후 금리를 3.5%까지 올리고,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종 금리가 3.5% 수준이라는 시장의 견해에 대해, 다수의 금통위원들도 같은 생각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3.5%를 끝으로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조건 미국 연준 금리 방향을 추종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환율 상승이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금리를 인상하겠단 방침이다.

이 총재는 "환율을 잡겠다고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오르고, 그로 인해 물가와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과도하게 오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환율을 잡기 위해 무조건 미국을 따라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환율이 상승한 만큼 투자자들에 해외투자 시 전략을 점검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총재는 "지금 상태에선 해외에 투자하신 분들도 환율이 오를 때 이득을 볼 것인지, 국내 금리도 올라간 만큼 채권 등에 안정적으로 묶어둘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면서 "환율이 1천100원대, 1천200원대 정했던 투자전략이 1천400원대에서도 통하는 지 고려를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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