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찾은 `닥터둠` 루비니, 암호화폐·블록체인 `저격수`로(종합)

이데일리 2018.10.12 07:1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닥터둠`으로 불리는 월가 대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가 미국 상원에 출석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1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한 것으로 알려진 루비니가 이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주최한 공청회에 참석했다. 친(親) 암호화폐 진영에서는 피터 밴 밸켄버그 코인센터 리서치 담당 이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공청회는 금융산업과 그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는 은행위원회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라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은행위원회는 앞서 올초에도 제이 클레이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J.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불러 비슷한 주제의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다.

루비니는 이날 공청회에서 암호화폐가 가치저장의 수단이나 지급결제 수단, 가치척도 수단 등으로 쓰이기 어렵다며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경제적 불평등을 보여주는 척도인 지니계수가 무려 0.86에 이르는 북한보다도 암호화자산 세계의 부(富)는 더 소수에게 편중돼 있다”며 비트코인의 지니계수는 0.88%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고 계수 1.0은 상상만 가능한 완전 불평등 사회를 말한다.

아울러 그는 블록체인에 대해서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루비니는 “블록체인 기술은 속도와 검증가능성이 상호 상충(trade-off)될 때 사용될 수 있는 가치가 있긴 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실제 이런 기술이 시장성을 갖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 “블록체인 투자 역시 그 기술적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지도 않은 채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산업 전체를 뒤바꿀 수 있다는 식의 제안으로 일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밸켄버그 이사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옹호로 주로 일관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모든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아니다”고 인정하면서도 “탈중앙화된 컴퓨팅을 뜻하는 블록체인은 이미 여러 실제 적용 사례(use case)를 통해 그 혜택이 입증되고 있다”며 정책당국이나 의회가 함께 나서 그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개발자들을 적극 독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의원들로부터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오는 2020년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진영 유력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암호화폐는 도난 당하기 쉽고 사기성이 짙은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많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다만 그는 ”앞으로 과제는 투자자들을 보호하면서 암호화폐가 가진 생산적 측면을 어떻게 잘 육성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라며 규제 위주의 정책에 편중돼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 역시 저축자금을 암호화폐나 ICO에 투자하는 행태를 우려했다. 그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은행권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여러 혜택을 줄 순 있지만 스캠(사기)이 넘쳐나는데다 실제 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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