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후원부터 문화재 보존까지...게임업계 사회공헌 '각양각색'

한국스포츠경제 2018.11.04 12:20

[한스경제 팽동현 기자]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날이 갈수록 중시되는 추세다. 게임사들 역시 예외가 아니며, 게임사만의 특색 있는 사회공헌 활동도 눈에 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말 펴낸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은 2016년 기준 10조8945억원 규모를 형성, 지난해에는 11조5703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타 분야에서 이와 비슷한 규모를 찾는다면 커피 시장과 광고 시장을 꼽을 수 있다. 그만큼 게임 역시 우리 소비자들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있는 셈이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게임사들의 수익이 높아지면서, 게임사들의 사회적인 공헌도 또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아직 우리사회 전반에 남아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이로부터 비롯돼 수년째 이어져온 규제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에 게임사들은 각사의 역량을 살려 개성적이고도 유의미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게임사 특색 묻어나는 사회공헌 활동

‘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개막식 전경
‘2018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개막식 전경

넷마블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올해도 넷마블문화재단, 한국콘텐츠진흥원, 국립특수교육원의 공동 주최로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을 지난 9월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양일간 개최했다. 전국 장애학생들을 위한 연례 e스포츠 대회로, 넷마블에서 2009년부터 10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전년대비 53% 증가한 3869명이 사전 지역예선에 참가, 이를 통해 선발된 1500명의 참가자가 서울 본선에 모였다. 이들은 총 11개 게임 종목에서 국무총리상과 문체부장관상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며, 총 16종목의 정보경진대회 및 IT체험 전시회도 함께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경기를 넘어 제약과 편견 없는 페스티벌’을 모토로 하는 이 대회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축제이자, 건전한 게임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나의AAC 2.0’ 소개 이미지
‘나의AAC 2.0’ 소개 이미지

엔씨소프트(NC)는 자사 기술력을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사례다. 보완대체의사소통(AAC) 프로그램을 제작, 엔씨문화재단에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뇌성마비, 자폐성 발달장애, 지적 장애, 중복감각 장애, 청각 장애, 말운동 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에 크고 작은 불편을 겪는 이들을 보조하고 관련 능력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그 역사가 30년이 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이 ‘나의 AAC’ 프로그램은 ‘휴먼테크놀로지 어워드 2016’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선보인 2.0버전은 ▲추천 의사소통판 기본 제공 ▲PC 기반의 간편한 의사소통판 제작·편집 ▲클라우드 연동으로 기기 분실·교체 시에도 기존 의사소통판 유지 ▲원하는 사진·그림의 검색·다운로드 후 상징 사용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이밖에도 국내 최대 규모 특수교육 교수·학습 지원 웹사이트 ‘세티넷’을 지난 3월 선보이는 등,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을 게임 외 분야에도 발휘하고 있다.

석가삼존도
석가삼존도

한국 시장과 이용자들을 중시하는 글로벌 게임사들도 우리나라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로 유명한 미국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대표적인 사례로, 2012년부터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에 43억원 이상을 기부해왔다. 서울문묘 및 성균관과 주요 서원의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등이 그동안 이 회사가 수행한 주요 프로젝트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일제시대 반출된 것으로 알려진 조선 불화 ‘석가삼존도’를 미국으로부터 돌려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프랑스로 반출됐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의 국내 귀환도 완수했다. 이러한 ‘한국’사회를 위한 공헌을 인정받아, 지난해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에서는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현재 라이엇게임즈는 지난달 25일부터 내년 2월까지 개최되는 김소월 시인 특별전을 전액 후원하고 있다.

◆ 사회적 책임, 내부적 책임부터

올해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게임’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을 두고 게임사 대표 소환과 집중 질의가 이뤄졌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 관련해 ‘게임 중독’이 또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과거 ‘게임중독법’ 추진 때 논리와 마찬가지로 게임사가 부담금을 내야한다는 게 요지였다.

게임업계에 그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래 ‘확률’은 스포츠부터 비디오게임까지 ‘게임’이라 일컬어지는 대부분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게임’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에서 선도한 부분유료화 수익모델과 맞물려, 게임사와 이용자 양측 모두 자제하지 못해 문제가 됐다. 최근 자정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는 콘텐츠와 동떨어진 과금 유도, 확률의 유혹만을 미끼로 삼는 행태가 업계에 만연했던 것이다.

‘게임 중독’ 논란 또한 결국 이 같은 문제로 사회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게임사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공을 거둔 게임사들은 그 사회적 책임을 질 필요도 있다. 자사 고유 역량을 활용하고, 게임의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해준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환원한다. 정책 집행에 있어 그 주체와 목적 및 대상이 적절할지 우려되는 부담금보다는, 게임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게임업계가 우리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런치모드(출시 전 집중근무)’ 등으로 지적받고 있는 근로환경으로 보인다. CSR은 기업의 경영과 활동에 있어 노동자를 비롯한 사회 전체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 기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변화를 꾀할 때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학부모 모임 등을 가질 때, 게임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종종 곱지 않은 시선을 느끼게 된다”며 “국내 게임업계도 사회공헌 활동을 점차 중시하는 추세다. 게임과 게임사에 대한 인식이 계속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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