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삶의 순간 발효시킨 시편들,,,,이창윤 시인의 첫 시집 <놓치다가 돌아서다가>

[신간]삶의 순간 발효시킨 시편들,,,,이창윤 시인의 첫 시집 <놓치다가 돌아서다가>

시네마뉴스 2018-11-08 20:50:00 신고


지난달 25일, 이창윤 시인의 첫 시집 <놓치다가 돌아서다/북인>이 발행됐다. 이번 시집은 시인의 삶에서 만난 순간을 발효시킨 시편들로 가득하다.


시 속에는 뫼비우스 띠 위를 맴도는 삶에 천착하면서 반복의 굴레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행복을 찾으려 시공간의 안팍을 넘나드는 시인이 있다.


이번 시집에 드러난 특징은 몸의 언어가 많다는 점이다. “혈관에는 폐수가 흐르고(「다시 붙이는 벽보」), 머릿속에서는 “두드리는 망치 소리/ 정으로 쪼는 소리/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편두통 건너기」)가 들리고, “망각에 감염된 물고기가/ 언어의 살을 파먹”(「알코올성 치매」)고, “몸이 헐거워”(「요실금」)졌고, “눈에는 메마른 사막이 착륙”(「안구건조증」)하는 등 몸은 마음의 영역을 뒤흔든다.


이창윤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했으며 논술교사로 활동,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바다가 그리웠던 건
까닭 모를 깊이에 이를 수 없겠다는 아득함 때문이었다.
물결에 묻어나는 푸른 언어를
온전히 받아 적을 수 없겠다는 절망감 때문이었다.

바다를 놓칠 때마다
파도는 더 멀리서 출렁이고
물빛의 싱싱한 색채에 깃들지 못한 채
발목만 적시다 섣불리 돌아섰다.

꿈은 초록 물결이었다.
지느러미가 흔들리고
무거운 몸뚱이가 지상에 착륙하는 꿈.
둥근 물방울들이 위로 떠오를 때마다
바다 속 깊이가 훤히 보이는 꿈.

바다는 이르지 못한 생의 원형이었다.
아무리 허우적대도 딛고 설 수 없어
꼬리가 끊어진
캄캄한 허공이었다.

-이창윤 시인<놓치다가 돌아서다가>

/이윤도 기자 dailypoem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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