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시리즈~

스포츠동아 2018.11.09 05:30

1984년 롯데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한반도 전역에 8일 반가운 비가 내렸다. 가을을 더 깊어지도록 만드는 비가 전국을 흠뻑 적셨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한창 치르고 있는 KBO리그로선 달갑지만은 않은 비였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떨어지는 마당에 겨울을 재촉하는 비였기 때문이다. 물론 1승2패로 수세에 놓인 두산 베어스만큼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법도 하다. 우천순연이 KS 우승의 물줄기를 일거에 바꿔놓은 과거의 사례를 잘 알고 있어서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시리즈~’다.

대표적으로 1984년 KS 7차전과 2001년 KS 2차전을 들 수 있다. 먼저 롯데 자이언츠가 삼성 라이온즈를 4승3패로 따돌린 1984년 KS. 롯데 최동원이 4승(완봉 포함 완투 3회)1패, 삼성 김일융이 3승(완투 1회)1패를 기록한 전설의 시리즈다. 두 투수의 ‘철완 대결’이 그해 10월 9일 잠실구장 7차전에서 펼쳐졌다. 결과는 최동원의 9이닝 10안타 4실점 완투승. 선발등판한 김일융은 패전을 떠안았다.

이 경기는 당초 10월 8일 예정됐지만, 비로 인해 다음 날로 연기됐다. 홀로 롯데 마운드를 지탱하던 최동원은 10월 6일 5차전에 선발(패), 10월 7일 6차전에 구원(승)으로 출격한 터였다. 김일융도 5차전에서 3승째를 챙긴 상태였다. 만일 예정대로 10월 8일 7차전이 열렸더라면 최동원과 김일융의 선발 맞대결이 불발됐거나 승패가 달라졌을 수 있다. 그러나 비가 모든 운명을 뒤바꿨다. 하루를 쉰 덕분인지 최동원은 10월 9일 7차전에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두산이 삼성을 4승2패로 제압한 2001년 KS도 비 때문에 미묘하게 기류가 바뀌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 PO를 거쳐 KS에 올라왔다. 준PO 2경기, PO 4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을 소진한 탓인지 KS 1차전은 정규시즌 1위 삼성에 4-7로 내줬다. 게다가 경기장소는 적지 대구였다. 그러나 10월 21일 예정됐던 2차전이 비 때문에 이튿날로 연기됐다. 2차전은 두산의 9-5 승리였다. 안방으로 돌아온 두산은 3·4차전을 난타전 끝에 11-9, 18-11 승리로 장식해 오히려 3승1패로 앞서며 대세를 장악했고, 결국 챔피언에 올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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