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테슬라의 업적과 위기

최중혁의 아메리카 통신-테슬라의 업적과 위기

오토카코리아 2018-11-09 12:36:10 신고

테슬라의 업적과 위기

모델 ‘S-E-X-Y.’
흔히 아는 슈퍼모델이 아니다. 테슬라의 자동차 모델명이다. 이 회사의 CEO 일론 머스크는 모델 S와 모델 X에 이어 2017년 7월 첫 출시된 첫 저가형 전기차 모델 3이 테슬라 ‘S-E-X-Y’ 라인업의 중간 ‘E’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3’이 알파벳 E를 뒤집은 모양이 되는 것이다. SUV인 모델 Y는 2019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렇듯 테슬라는 신차의 이름만으로도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의 마케팅은 유명하다. 특별히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테슬라가 2017년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의 자동차 판매에 있어서 미디어와 구전 마케팅은 주요 요인이었고, 이는 전통적인 광고 없이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판매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기술했다. 전 세계 언론은 테슬라의 동향을 궁금해 하고 일거수일투족에 훈수를 둔다. 조종희 포드 디지털 마케팅 분석 전문가(Digital Marketing Analytics Expert)는 테슬라 마케팅에 대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해 소비자의 욕망을 끌어당긴, 산업 내에서도 손꼽히는 성공사례”라며 자동차 업계 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서 테슬라는 자동차업계에서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존재감과 함께 브랜드 밸류를 일궈냈다.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푸닛 만찬다 교수는 “페이팔 성공을 기반으로 한 신뢰성, 열정적이며 고객과 투자자 모두를 전율하게 만드는 성격을 보유한 일론 머스크 CEO 또한 테슬라 브랜드의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찬다 교수는 테슬라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통상적인 광고에 많은 돈을 쓰지 않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가 동종 업계의 가장 적절한 비교군”이라며 “테슬라가 실제 매스 마켓 브랜드가 됐는데도 적은 돈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할 수 있다면 마케팅 업계에서도 새로운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활하지 못한 생산이다. 줄 서서 차를 구매하겠다고 하는 고객까지 놓칠 판이다. 장기적으로 생산을 늘려가려면 효율적인 생산시설이 뒷받침이 돼야 하는데, 적자는 누적되고 회사 금고에는 돈이 말라가고 있다. 고객들은 배송을 닦달하고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돈을 벌어야 생존을 논할 수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머스크 CEO는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모델3 생산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단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2017년의 남은 반 년 동안 고작 1764대만이 고객에게 인도됐다. 2018년 1분기에도 석 달 동안 테슬라는 모델 3을 총 8182대 팔았다. 결국 기각되긴 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생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머스크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테슬라는 주당 5000대 생산을 공언하고 이를 세 번이나 연기한 끝에 6월 마지막 주 들어서야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16일부터 급한 대로 공장 바깥에 축구장 두 개 사이즈의 야외천막 공장까지 설치해서 도달한 결과다.

이 천막 공장에서는 자동화 없이 사람이 손으로 직접 자동차를 만들어낸다. 익명을 요구한 테슬라 전 직원은 “회사 내에 학벌 좋은 직원들은 많았지만 자동차업계를 오랜 기간 경험한 숙련된 엔지니어나 박사급 인재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하며 “이직률이 높아져서 생산 라인을 고치다 말다를 반복하다 지금의 상황까지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의 문제는 결국 부족한 생산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지만, 머스크 CEO도 또 하나의 리스크다. 처음에는 혁신적인 천재의 이미지였지만, 최근 들어 회사 상장 폐지에 대한 트윗과 대마초 사건 등 온갖 기행이 보도되고 있다. 회사 내에서 머스크 CEO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당장 그가 회사에 없다면 테슬라는 아직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꿈 많은’ 회사 중 하나일 뿐이다. 


글로벌 회사가 되려면 한 사람의 뛰어난 플레이가 아니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미시간대 로스경영대 마이클 젠슨 교수는 “테슬라는 경험 많은 자동차 업계, 혹은 대규모 생산과 운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 업계 출신의 중역을 영입해 안정성을 꾀해야 한다”며 “테슬라는 더 이상 초기 단계 기업(early-stage company)도 아니고 로켓 사이언스 같은 실험적인 회사는 더욱 아니다. 지금은 스케일(생산 규모)을 키워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10월 10일 기준으로 고점 대비 1/3 이상 하락했다. 기대감만 남은 회사가 될지, 아니면 자동차 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지는 앞으로의 몇 년에 달렸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생산과 경영 안정화다. 자동차 업계를 위해서라도 지금껏 새 바람을 불어넣으며 메기 역할을 한 테슬라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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