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칼럼] 왜 북한에 남한보다 천연자원이 많은가

[이종호 칼럼] 왜 북한에 남한보다 천연자원이 많은가

이투데이 2018-11-13 06:00:57 신고

남한과 달리 북한에 천연자원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은 국토의 80%에 이를 정도로 광물자원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2016년 5월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 가치는 10조 달러(약 1경 1700조원)로 한국의 20배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한국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한반도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도 북한에 분포하는 유용 광물은 200여 종으로, 매장량이 마그네사이트 60억 톤(세계 3위), 흑연 200만 톤(세계 6위), 철광 50억 톤, 중석 25만 톤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영국의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DP)는 세계 희토류(稀土類)의 3분의 2가 북한 지역에 매장되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생산을 거의 독점하던 희토류가 북한에 세계 최대 규모로 매장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도 북한 광석 샘플을 분석한 끝에 희토류 함유량이 매우 우수하다고 발표했다. 남한은 약 10만 제곱킬로미터, 북한은 12만 제곱킬로미터로 면적에서 거의 유사한데도 천연자원에 관한 한 정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작은 땅덩어리인 한반도에서 이런 불균형이 일어나는가. 한반도가 두 개의 지형으로 만들어졌다는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의한 대륙이동 때문이다. 딱딱하기 짝이 없는 지구의 대륙이 이동한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독일 지구물리학자 알프레트 베게너(Alfred Lothar Wegener, 1880~1930)는 현재의 대륙 위치를 감안할 때 대륙이 과거 붙어 있다가 떨어졌다면 보다 합리적인 설명이라고 확신했다. 대륙이 지구의 둘레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지구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모순점을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게너는 하나의 판게아(Pangaea, ‘모든 육지’ 라는 뜻)라는 초대륙이 있었기 때문에 식물과 동물이 서로 섞일 수 있었고 그 후 대륙이 분열하여 오늘과 같은 각 대륙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베게너가 생각한 초대륙 판게아는 거대한 두 대륙으로 설명된다. 남쪽에 위치하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남극,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인도 반도를 더한 것을 곤드와나 대륙이라고 불렀고, 북쪽에 위치하는 아메리카, 유라시아 대륙을 로라시아 대륙으로 명명했다.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당대 학자들로부터 아마추어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때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한 광범위한 해저 탐사 결과가 고지자기학이라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연구 분야를 등장시켰고 그의 이론이 재검증받기 시작했다. 해저 탐사 결과 학자들은 기존 통설과 달리 지각판의 구조와 성분이 균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에 기초하여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을 정설로 인정했다.

한반도와 연계하여 설명한다면 곤드와나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중 북중한판과 남중한판이 있는데 2억4000만 년 전, 먼저 출발한 북중한판은 서쪽 귀퉁이에서 로라시아대륙과 부딪친다. 이때 북상하던 남중한판이 다가와 둘이 충돌한다. 이 충돌로 북중한판은 북중국지괴(낭림지괴I)와 영남지괴(서남일본지괴II)의 두 조각으로 나뉜다. 이때 남중한판이 속해 있는 경기지괴가 이들 사이에 끼면서 점차 오늘날과 같은 한반도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데 그때가 잘 알려진 공룡시대인 쥐라기 중기로, 약 1억8000만 년 전이다.

두 대륙이 만나 부딪친 곳이 대체로 휴전선이 있는 DMZ로, 한마디로 현재의 휴전선을 기초로 북과 남쪽의 지질 구성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북한에 천연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지만 남한에 매장된 자원이 빈약한 것을 탓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 기자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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