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이선영 기자] 경륜에는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 승리를 따내는 선수들이 있다. 강자들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침착하고 과감한 경주운영으로 명승부를 펼치는 이들은 경주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경륜계 복병 3총사 공민우, 정현호, 김우병을 소개한다.
◇벨로드롬의 여우, 공민우
공민우는 인기 순위 최하위의 경주에서도 특선급 최강자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경주운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 ‘낙차’와 ‘강급’이라는 시련을 겪은 공민우는 우수급에서 9연승을 거두고 특선급에 복귀했다.
특선 복귀 첫 회차 경주인 6월 9일 토요경주에서 강자인 이현구를 만났는데, 당시 공민우의 인기 순위는 5위였다. 게다가 초주를 배정 받아 불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감한 선행승부로 경주를 이끌었다. 완급 조절을 통해 최래선의 젖히기를 봉쇄하며 이현구에 이어 2착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8월 19일 광명 일요경주에서도 공민우의 활약은 빛났다. 당시 인기 순위 6위로 출전한 공민우는 축으로 나선 강진남의 외선 반격을 유연하게 막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벨로드롬의 여우답게 상대 선수의 전법과 승부 타이밍을 간파한 모습이 돋보였다. 특선급의 편성이 워낙 강해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이 경주를 통해 언제라도 우승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변칙 승부로 상승세, 정현호
우수급의 정현호는 마크추입형 선수라는 이미지에서 탈피, 과감한 선행승부를 펼치며 다른 선수들의 긴장감을 유도하고 있다. 선행으로 착순에 들지는 못했지만, 11초 대 기록을 내고 있고 경주 흐름을 언제든지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급 강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정현호의 위력은 8월 17일 금요경주에서 발휘됐다. 당시 축은 박민오였고, 정현호는 인기 순위 6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경주가 시작되자 정현호의 변칙적인 승부를 의식한 박민오가 정현호의 초주를 해제시켰고, 박민오 마크에 성공한 정현호가 침착한 경주운영으로 입상을 차지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김우병
김우병은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각축 속에 나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선수다. 김우병이 인지도 최하위로 출전한 7월 8일 선발급 결승전은 엄지용, 정찬건 등 내로라하는 선행형 선수들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박석기, 지성환이 출전한 경주였다. 엄지용, 정찬건이 경주를 주도하면 박석기, 지성환이 추입으로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경주 초반, 예상대로 엄지용이 주도권을 잡았고, 충청권 선배인 박석기가 뒤를 따랐다. 그대로 경주가 이어진다면 박석기의 직선 추입으로 충청팀의 완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엄지용이 젖히기를 의식했는지 2코너 부근에서 외선주행을 했고, 김우병이 그 틈을 타 내선 젖히기로 흐름을 반전하며 우승을 일궈냈다.
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특선급은 선수들의 최근 기세가 경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수급은 전법이 다양하고 본인 위주의 흐름을 만드는 선수가 강자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급은 특선, 우수급에 비해 시속이 느린 만큼 변수가 많아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급마다 편성의 강자들을 위협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변 전략을 세우는 것을 베팅 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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