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은 지난 몇 주 동안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Harfork)에 따른 양대 진영의 해시 전쟁(hash war)으로 인해 큰 혼란과 논쟁이 지속돼 왔다. 결국 지난 15일(현지시간) 비트코인캐시는 하드포크를 가동시켜 주요 소프트웨어 클라이언트인 비트코인캐시 ABC(BCHABC)와 비트코인캐시 SV(BCHSV)로 쪼개졌다.
포크 실행후 비트코인(BTC)의 가치는 지난 이틀간 크게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약세장에 상위 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토큰들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BK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켈리(Brian Kelly)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은 "비트코인캐시(BCH)의 하드포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암호화폐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17일(한국시간) 오후 1시 20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5,500달러선까지 떨어져 있고, 비트코인캐시(BCH)는 400달러선이 무너지며 380달러선까지 주저앉았다. 또 포크로 나온 두 개의 신생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캐시 ABC(BCHABC)는 24시간 전 대비 20% 하락한 230달러, 비트코인캐시 SV(BCHSV)는 58% 상승한 13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캐시(BCH) 네트워크는 다른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이더리움(Ethereum)과 유사한 최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자는 ‘BCHABC'와 보수적인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금융 거래에만 사용되는 원래의 형태로 유지하되 사용량에 맞춰 블록 크기를 키우자(현재 32MB에서 128MB로 확장)는 ‘BCHSV’로 진영이 갈려있는 상태다.
ABC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비트메인의 창립자 우지한(Wu Jihan), 로저 버(Roger Ver) 비트코인닷컴 대표, 인터넷 보안 솔루션 기업 맥아피(McAfee) 설립자이며 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인 존 맥아피(John McAfee), 그리고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Bitstamp)가 있어 현재 더 많은 지지를 얻고 있으며 유리한 상황을 점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SV 진영 측에는 비트코인의 초기 구상자 중 한 사람이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엔체인(Nchain)’ 수석 연구원인 크레이그 라이트(Craig Wright)와 세계 최대 비트코인캐시(BCH) 채굴 풀인 코인긱(Coingeek)이 있지만 ABC 진영에 비해 다소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매체 이더리움월드뉴스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캐시 SV에 비해 비트코인캐시 ABC가 지원 측면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면서 "실제 포크가 몇 시간 지나면서 BCHABC는 BCHSV보다 50개 이상의 블록을 채굴했다. BCHABC는 첫 번째 블록 두 개를 채굴하고 BCHSV는 세 번째 체인을 가져 와서 체인의 공식 분할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BCHABC 체인의 명백한 성공 이유 중 하나는 비트메인과 로저 버 마이닝 풀인 비트코인닷컴의 지원 때문"이라며 "로저 버가 비트코인 채굴 풀을 BCHABC 채굴로 리디렉션 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특히 큰 차이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명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조셉 영(Joseph Young)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이번 비트코인캐시(BCH) 하드포크 관련 양대 진영의 힘겨루기는 비트코인캐시ABC의 승리다. ABC 진영은 더 많은 해시파워(hash power)와 네트워크 활성도(activity), 더 높은 시세를 갖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BCHSV 진영의 크레이그 라이트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해시 경쟁 중, 우리는 ABC 진영 최고의 단거리 선수들(strongest sprinters)을 보았다"며 "하지만 SV 진영은 단지 워밍업 단계에 있고, 마라톤의 결승점은 아직 멀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ABC 진영은 9.9초 대에 버금가는 100m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아쉽게도 방향이 잘못됐다"며 '토끼와 거북이'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날 암호화폐 관련 데이터 제공 사이트 코인댄스(CoinDance)에 따르면 현재 46%의 비트코인캐시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캐시 SV를, 54%의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캐시 ABC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기업 지지율(company support)은 비트코인캐시 ABC가 73~99%, 비트코인캐시 SV는 43~47%를 기록했다.
한편 비트코인캐시 양대 진영의 해시 전쟁에 대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홍콩 기반 암호화폐 마진 거래 플랫폼 비트멕스(BitMEX)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날 BCH 하드포크를 두고 벌어진 해시파워 전쟁 중 두 진영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반면 시가총액 7위 암호화폐인 라이트코인(LTC) 창시자 찰리 리(Charlie Lee)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ABC와 SV의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 경쟁을 통해, 나카모토 컨센서스(Nakamoto Consensus)를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캐시 내전이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더리움월드뉴스는 "BCHABC와 BCHSV 간의 현재 해시 전쟁은 어느 쪽이 이기든 네트워크 안정화와 총 해시레이트(hash rate) 증가로 인해 비트코인 랠리를 촉진시켜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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