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국발 ‘석유 증산’ 압박에 맞서나...대미 원유 수출 줄여

사우디, 미국발 ‘석유 증산’ 압박에 맞서나...대미 원유 수출 줄여

이투데이 2018-11-18 17:57:29 신고

▲미국 텍사스 케네디 근처 시추 크레인의 모습. 케네디/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케네디 근처 시추 크레인의 모습. 케네디/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수출하던 원유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CNBC는 유조선 경로 추적 업체 클리퍼데이터 자료를 인용해 이달 사우디가 미국에 실어 보낸 원유가 하루 60만 배럴 정도로, 100만 배럴이 넘었던 7, 8월보다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대미 수출량 감소는 미국 원유 재고 감소를 부르고 이에 따라 유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정도로 인상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8주 연속 증가했지만, 수개월에 걸친 사우디산 원유 감소로 재고량이 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12월 석유 수송량을 하루 50만 배럴로 줄일 수 있다”면서 “OPEC 국가들은 내년 총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까지 줄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우디는 지난해에도 원유 공급 과잉과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비슷한 전략을 썼다.

맷 스미스 클리퍼데이터 원자재 리서치팀장은 “미국 데이터는 때맞춰 나오고 투명해 사람들이 재고 감소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에 사우디가 미국으로 원유 수출을 줄이는 전략이 통했다”며 “유조선 위치추적으로 변화는 더 선명히 보이게 됐고 사우디도 그걸 안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맞서고자 한다기보다는 유가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떨어트리라고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할 가능성도 있다.

사우디가 지난주 유가 부양을 위해 하루 50만 배럴 감산 계획을 밝히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은 “감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까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등 공급 우려 영향으로 상승했지만, 트럼프 정부가 주요 동맹 8국에 제재 예외를 허용하면서 한 달여 만에 20% 넘게 급락했다.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가 트럼프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주요 산유국들이 올해 여름 증산을 결정한 데에는 트럼프의 강력한 대이란 제재 위협이 역할을 했다”면서 “트럼프가 과잉 공급과 유가 하락을 유도함으로써 결국엔 사우디 등 산유국들을 속이게 된 꼴”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석유를 증산하지 않으면 미 의회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NOPEC’(OPEC을 불법 카르텔로 규정하는 법안)을 지지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임소연 기자 ronsoye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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