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바 아일랜드’ 안병욱 감독 “넷플릭스 좋은 기회, 늘 재미 추구”

[인터뷰] ‘라바 아일랜드’ 안병욱 감독 “넷플릭스 좋은 기회, 늘 재미 추구”

한국스포츠경제 2018-11-19 00:00:00 신고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던 국내 애니메이션 ‘라바’가 넷플릭스를 만나 ‘라바 아일랜드’로 재탄생됐다. ‘라바 아일랜드’는 애벌레 옐로우와 레드가 하수구가 아닌 무인도에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생존기를 그린다.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인간 캐릭터 척, 여자 애벌레 망고, 물개 클라라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라바 아일랜드’를 연출한 안병욱 감독은 “‘라바’ 특유의 장점은 잃지 않되 새로운 캐릭터로 스토리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왜 하수구가 아닌 섬으로 배경을 설정했나.

“아무래도 시즌1, 2, 3 배경이 지저분하다보니 이번에는 섬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바꿔보려고 했다. 상품화 측면에서도 아름다운 배경이 좋다고 판단했다. 또 제작비를 줄여야 하기도 했다. 섬이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배경을 만들고자 했다.”

-옐로우와 레드를 제외하고 다 새로운 캐릭터들이다.

“‘라바 아일랜드’를 하며 전 시리즈와 다른 점이 무엇일지를 고민했다. 기존의 캐릭터들이 웃음에 치중됐다면 새 캐릭터들을 통해 새로운 재미와 스토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 ‘라바’ 자체가 많은 사람들이 접한 콘텐츠인 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 듯하다.

“이전 시즌들은 짧고 회차가 길었다. 104~105편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자기복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더 이상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재미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상영시간을 늘리고 스토리의 전달방식을 기승전결로 짰다.”

'라바 아일랜드' 포스터./넷플릭스 제공.
'라바 아일랜드' 포스터./넷플릭스 제공.

- ‘라바’는 손발이 없는 애벌레다. 오로지 혀 하나로 슬랩스틱을 하는데.

“팔 다리가 없다 보니 더 심한 슬랩스틱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었다. 배고프다고 하면 ‘꼬르륵’이라는 표현을 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니까. 이런 문제를 극복하면서 슬랩스틱을 하다 보니 재미요소가 된 것 같다. 단순한 동작과 다양한 표정을 썼다.”

-인간 캐릭터 척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더 풍성한 느낌이다.

“레드와 옐로우는 애벌레니까 섬에 와도 그냥 살면 된다. 척은 섬을 탈출하고 싶은 인간이다. 목적성이 있는 캐릭터가 이음으로서 전체 스토리를 끌어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라바 아일랜드’를 처음 계획했을 때 ‘벌레와 벌레만도 못한 인간의 슬랩스틱 코미디’라고 설정했다. 척은 레드와 옐로우보다도 어리숙하게 행동할 때가 많지 않나.”

-척은 유일하게 ‘無대사’ 처리를 하지 않은 캐릭터다.

“사실 척이 대사를 하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인데 말을 안 하고 있는 것도 개인적으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강아지가 ‘멍멍’ 짖고 고양이가 ‘야옹’ 하듯이 최소한의 대사만 활용했다.”

-한국 애벌레 ‘라바’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수출됐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라바 아일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됐다. 기대감이 크다.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늘 있는 건 아니다. 좋은 기회다.”


-매 회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게 참 힘든 작업이었을 텐데.

“아이디어가 없으면 꿈에서도 시달렸다.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고통스러운 작업을 많이 한다. 직원3명에게 보여줬을 때 2명이 재미없다고 하면 재미없는 것이다. 신입 직원들은 비판을 받고 울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다 단련된다. 처음에만 적응 못하는 것이다. 우리 직원들이 성격이 다 세다. (웃음)”

-전 시즌에 비해 시청자들의 다른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텐데.

“사실 ‘라바’의 타깃층은 성인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들의 비중이 많다보니 수위가 센 건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아직까지 국내시장은 애니메이션이 오로지 아이들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일본, 미국처럼 애니메이션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난 어릴 때부터 만화에 빠져 살았는데 어느덧 중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양한 계층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 ‘라바 아일랜드’는 시즌제로 계속 볼 수 있는 건가.

“‘라바 아일랜드’는 전 시즌과 이어진 게 아닌 별도의 작품이다. 총 26편으로 제작됐고 13편까지 시즌1로 나왔다. 내년 상반기에 시즌2가 공개된다.”


-다른 애니메이션을 만들 계획인가.

“2007년부터 ‘라바’와 함께했다. 선배가 됐든 후배가 됐든 이제 다른 누군가가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 개발 중인 애니메이션은 ‘빅펫’(가제)이다. 뚱뚱한 펫들이 피트니스 센터에서 합숙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내용이다. 친근한 애완동물 소재에 재미있고 풍부한 스토리를 접목시키고자 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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