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품은영화大戰]③베스트셀러면 다 Ok? 이런 것도 본다!

이데일리 2018.12.07 06:01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데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다. 비교적 손쉽게,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판매량이다. 얼마나 많이 읽혔는지를 살필 수 있다. ‘판매량이 곧 인지도'일 수 있어서다. ‘베스트셀러' 또는 ‘밀리언셀러'로 불리는 인기 소설이 주로 타깃이 된다. ‘남한산성'은 영화로 개봉 전 70만부 이상, 영화화 준비가 한창인 ‘82년생 김지영'도 출간 2년 만에 100만부 가까이 팔렸다.

소설의 인기가 꼭 영화의 흥행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원작과 비교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독이 된다. 베스트셀러 영화는 잘해야 본전이라고, 원작을 훼손했다고 질타받기 십상이다. 소설의 인기가 영화화를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내 심장을 쏴라' ‘순정' 등을 필름으로 재탄생시킨 주필호 주피터필름 대표는 “소설을 영화로 제작할 때 관건은 글자를 이미지로 무리없이 변경할 수 있느냐다”고 말했다. 소설은 글자를 매개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지만, 영화는 시각적인 이미지로 세계관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가 소설보다 감흥이 덜하고, 소설 원작 영화를 성공시키기 쉽지 않은 이유다.

또 소설과 차별화된 접근이나 또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지도 검토한다. 소설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가 첨가되면 기존 독자와 예비 관객 모두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과 ‘터널'이 좋은 예다. 영화는 소설과 다르게 감동적으로 또 희망적으로 그려졌는데, 소설과 다른 결말이 독자와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경우, 영화 개봉 후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른바 ‘스크린셀러'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정지욱 평론가는 “소설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그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재탄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시대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지 분명히 제시할 수 있을 때 작품의 가치도 높아진다”고 얘기했다. ‘82년 김지영'은 페미니즘 소설로 분류되며, 젠더 평등에 대한 화두를 던진 작품이다. 이 소설의 영화화에 정유미·공유가 출연을 하는데, 두 사람은 과거 또 다른 소설 원작 영화 ‘도가니'에도 참여했다. ‘도가니'는 장애인 성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해 관련 법이 마련될 만큼 사회적 이슈가 됐던 작품이다.

최근에는 소설뿐 아니라 웹툰 원작 영화도 늘고 있다. ‘신과함께-인과 연' ‘신과함께-죄와 벌' ‘내부자들'이 이 경우다. ‘내부자들'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의 또 다른 웹툰 ‘파인', 조금산 작가의 ‘시동'도 영화화된다. 정 평론가는 “웹툰 특성 상 소설보다 시각적으로 전환하는데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로도 불리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소설보다 더 친숙한 콘텐츠라는 점도 웹툰 원작 영화가 느는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제작자들은 소설 원작 영화가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대작(블록버스터) 쏠림 현상과 그에 따른 제작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설은 아니지만 웹툰 원작 영화 ‘신과함께'를 성공시킨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점점 제작비 규모가 커지고, 프랜차이즈 영화 기획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작자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선택을 추구하기 마련이다”며 “소설 등 검증된 이야기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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