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리 의심받자 '바지원장'에게 고소 협박한 어린이집

베이비뉴스 2018.12.07 15:53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사실상 폐원 상태인 서울 광진구 A어린이집.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사실상 폐원 상태인 서울 광진구 A어린이집.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셀프폐원' 의혹에 이어 이번엔 '협박' 논란이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민간어린이집인 A어린이집. 베이비뉴스는 A어린이집의 부정수급, 페이백, 명의대여 등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관련기사 : [단독] 부정수급·페이백·명의대여… '논란'의 어린이집) 보도 이후 한 달 만에 A어린이집은 원아와 교사들을 내보내고 실내 철거까지 진행해 사실상 폐원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 [단독] 결국 못 막았다...비리 의심 어린이집 '셀프폐원')

실질적으로 이미 폐원한 것과 다름 없는 상태. 그런데 원장 명의를 빌려준 B 씨가, 실제 원장인 C 씨로부터 협박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행정적으로 교사들에 대한 면직 처리와 폐원 절차를 마무리하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B 씨는 2018년 3월부터 A어린이집에 원장 명의를 대여해왔다. 명의상으로는 원장이었으나 실제로는 교사로 일했다. 반대로 C 씨는 서류상으로는 교사로 등록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원장으로 일했다.

B 씨는 아침 7시 30분부터 12시까지 매일 4시간 남짓 근무했다. B 씨는 “(어린이집 원장) 자격은 오래전에 취득했지만 경력이 없어서 일을 배우려고 (교사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C 씨는 B 씨에게 문자를 보내 폐원하면 B 씨만 좋은 일인데 왜 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제보자
C 씨는 B 씨에게 문자를 보내 폐원하면 B 씨만 좋은 일인데 왜 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제보자

A어린이집은 사실상 지난달 30일 폐원했다. 문제는 남은 행정상 폐원 절차다.

실제 원장 C 씨는 애들도 다 내보냈고, 문을 닫게 됐으니 이제 휴원이나 폐원 처리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래서 B 씨에게, 교사가 근무하지 않는다는 '면직 처리'를 구청에 신청하라고 설득했다. 행정적으로 휴원이나 폐원을 빠른 시일 안에 매듭지으면 부정수급과 관련된 조사가 더 확대되지 않은 채 빨리 끝날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B 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 씨는 베이비뉴스에 "제가 명의를 빌려준 것에 대한 처벌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국민권익위원회와 구청에서 (비리 의심 사건을) 조사 중인만큼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교사 면직 처리나 폐원을 신청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감"이라고 설명했다.

B 씨가 협조하지 않자, C 씨는 B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B 씨는 0세부터 3세 아동 8~9명을 돌봤다. 교사로 이름이 올라 있는 실제 원장 C 씨가 전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늘 일손이 부족했다.

B 씨는 "이제 와서 C 씨가 그 점을 이용해 (B 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것은 교사 면직과 폐원 신청을 하지 않으니 내뱉은 협박"이라고 해석했다. 


B 씨가 협조하지 않자, C 씨는 B 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제보자
B 씨가 협조하지 않자, C 씨는 B 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제보자

원장과 교사로 서류상 이름이 올려진 이들은 세 명. 이들은 면직 신청을 두고 구청과 갈등도 있었다. C 씨의 남편이 구청에 B 씨와 교사들 사인을 받았다며 면직 신청 서류를 들고 갔다. 그런데 구청 담당자는 B 씨와 교사가 면직 신청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한 것. 그러자 C 씨는 B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교사들에게도 전화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해당 구청은 줄곧 '비리 의심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폐원 신청을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봤다. 구청 관계자는 6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행정처분 전이므로 폐원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보류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했다.

한편 또 다른 제보자는, A어린이집이 지난 11개월간 부정수급을 통해 모두 8300여만 원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C 씨는 A어린이집 외에도 세 곳의 어린이집을 명의대여 형식으로 운영해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C 씨가 부당하게 얻은 이익도 그만큼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구청은 인정여부, 증빙서류 확인 등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이비뉴스는 C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끝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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