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승연 한화 회장 제조·금융 '신남방정책' 전방위 드라이브

더팩트 2018.12.07 16:29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 현지 사업 점검에 나섰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 회장, 베트남 '정조준'…박항서 효과까지 '훈풍'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베트남 시장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7년 만의' 현장 점검에서 베트남 최고 실력자들과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 네트워크 다지기에 시동을 건 김 회장의 '베트남 공들이기 전략'은 정부의 '신(新)남방정책' 기조와 최근 현지에 불어닥친 '바캉스(박항서 감독의 현지 발음) 매직' 효과 등 외부 긍정 요인까지 더해지며 가시적 성과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 김승연 회장, 베트남 시총 1위 기업 '빈 그룹'과 협업 모색

"한화는 베트남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양국 간 신뢰와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회장은 7일 베트남 박닌성에 있는 항공기엔진 제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테크윈에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전날(6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 단지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틀째 현지 사업 점검에 나섰다. 김 회장이 베트남 방문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김 회장의 이번 베트남 출장은 최근 정부의 신남방정책 기조 속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급부상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자국 기업 보호주의 정책 확대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위 수출국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처 일 순위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LG, 롯데, 효성그룹 등 국내 다수 대기업에서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는 등 현지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김 회장 역시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김 회장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현지 시총 1위 기업 빈 그룹의 팜 느엇 브엉 회장과 만나 제조 및 금융 분야에서의 협력과 현지 공동 사회공헌활동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금융과 자동차 부품 소재, 태양광 설비 구축, 시큐리티, 스타트업 지원 등 한화그룹이 추진하는 주력 사업에서의 협업 꾀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사진)는 이번 베트남 출장에 아버지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더팩트 DB

◆ '제조에서 금융까지' 한화, 베트남 공략 전방위로 확대

김 회장의 이번 베트남 출장은 '베트남 최초의 대규모 항공엔진 부품 공장'을 준공,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 외에도 금융 분야에서의 외연 확장에도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김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동행은 눈길을 끌었다. 김 상무는 지난 1일 단행된 한화생명의 조직개편에서 미래혁신 및 해외부문 총괄담당에 선임됐다. 그에게 맡겨진 미션은 신성장 동력 발굴 및 해외 네트워크 확대 등이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김 상무의 동행이 한화생명이 추진하는 베트남 보험사업의 외연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빈 그룹 회장과 면담 때 금융 분야에서의 파트너십 구축 방안을 직접 제시하는 등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 단독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보험영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법인장과 스탭 2명을 제외하고 270여 명의 관리자를 현지 인력으로 채용하는 등 특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신계약 실적은 지난 2009년 410억 동(VND)에서 2018년 6월 3794억 동(약 180억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상무는 다보스, 보아오포럼 등 글로벌 주요 무대에서 꾸준히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다"며 "한화생명의 경우 업계 최초 베트남 진출이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내놨다. 이번 출장을 계기로 해외 총괄을 맡은 김 상무가 주도하는 한화생명의 베트남 사업의 외연 확대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남자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베트남 현지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가 확산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노이=AP.뉴시스

◆ '바캉스 매직' 한화 베트남 전략 '훈풍'

최근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바캉스 매직' 열풍으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류 문화에 한정돼 있던 우호적인 분위기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남자축구 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그 범위가 자동차와 소비재, B2B 분야까지 전방위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한화 계열사들의 기대 역시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 여파로 완성차, 전기차 배터리, 유통 등 사업 분야를 막론하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만 보더라도 해외 비즈니스에서 국가 간 외교와 친밀도가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절대적이다"며 "바캉스 매직'으로 촉발한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경제 한류'로 지속해서 확대된다면 국내 기업들에도 호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역시 박항서 감독이 만들어 낸 '제2의 한류열풍'이 한화생명과 한화테크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등 베트남에 진출한 계열사에서 전개하는 사업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과 방위산업 등은 단순한 소비재 생산과 성격이 다르지만, '박항서 효과'로 한국을 넘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생산력과 직결되는 현지 인력과 협업은 물론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구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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