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경제정책 보완 약속 지켜야

이데일리 2019.01.11 06:01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새해 기자회견 화두는 예상대로 경제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한 모두연설에서 ‘경제'란 단어가 35번이나 동원된 데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신년회견(9번)에 비해 4배로 늘어난 것으로, 경제여건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힌다. ‘성장'과 ‘혁신'도 여러 차례 등장했으나 ‘소득주도성장'은 단 한 번으로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일자리 정부'가 무색하게도 지난해 9만 7000명에 불과한 신규 일자리 증가 실적은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고, 실업률도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3.8%를 기록했다. 성장률은 2% 중반대까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소득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무슨 근거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청년 구직자 등의 신음을 외면하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텐가. 그러면서도 정책기조를 유지하려는 자신감의 근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경제정책 변화는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문 대통령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이미 곳곳에서 부작용이 드러난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희망 고문'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시적 고통이라면 감내해야 하겠으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미련 때문에 이리저리 돌려막다가 끝내 둑이 터져버리게 되는 어리석음은 경계해야 한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기존 정책을 보안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다짐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자 한다. 하지만 고용의 양과 질 향상을 통해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고 체감되도록 하겠다는 것도 현 정책의 대폭 수정 내지 보완이 없으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국민에게 약속해 놓고 실제 정책에는 반영되지 않는 공염불이 또 되풀이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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