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전 여성 치아에 낀 ‘치석’이 알려준 비밀

천 년 전 여성 치아에 낀 ‘치석’이 알려준 비밀

소다 2019-01-16 16:53:18 신고

사진=Christina Warinner/ CNET
천 년 전 독일 여성의 유해에서 발견된 ‘치석’이 중세시대 여성도 전문 직종에 종사했다는 근거로 떠올랐다. 최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공개된 라디니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이 여성은 11~12세기 경 독일의 한 수도원에 살던 수녀로, 45세에서 60세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고학자들이 여성의 유해에서 주목한 부분은 바로 치아였다. 여성의 치아에는 신기하게도 푸르스름한 치석이 끼어 있었다. 치석을 분석하자 청금석 안료 성분이 나왔다. 청금석은 파란색 물감을 만드는 데 쓰인 돌로 아프가니스탄에서만 산출되었기 때문에 금이나 은처럼 귀한 취급을 받았다. 청금석을 갈아 만든 물감 역시 값진 것이라 종교화 등 특수한 그림을 그릴 때에만 사용됐다.

사진=Christina Warinner/ CNET
중세 서양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던 도중 붓이 마르면 혀로 핥아 물기를 유지시키곤 했는데, 이 여성 또한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치석에 파란색 안료가 착색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금에 비견될 정도로 값비싼 물감을 써서 그린 그림이라면 중요한 서적의 삽화이거나 종교화일 것이며, 화가 또한 높은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가진 실력자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으며 여성에게는 특히 더 엄격한 자기절제가 요구됐던 중세 시대 분위기상 당시 화가들은 작품에 서명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증거가 없었던 탓에 그간 학계에서는 중세 여성의 예술적 활동이 극히 제한돼 있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크리스티나 바리너 교수는 “이 여성의 유해를 통해 중세시대 여성도 그림을 그리는 전문적 직업에 종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이름 모를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을지 궁금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Copyright ⓒ 소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