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캔버스 삼킨 원시적 사투…박미례 '무작위의 기술'

이데일리 2019.02.12 00:10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늘의 성난 구름인지 바다의 미친 격랑인지. 거대한 소용돌이가 캔버스를 삼키는 중이다. 꾹꾹 눌러 덮어놨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 모두가 뒤집히는 형국이다.

작가 박미례(40)는 우주·자연과 뒤엉킨 생명체를 그린다. 아니 쏟아낸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한때 그들은 동물원·수족관·박물관 따위의 ‘갇힌 틀'에 묶인 수동적인 개체였다. 마치 죽은 듯 숨죽이며 살아가던 그들이 어느 순간 끓어오르는 생명력을 분출하는데. ‘무작위의 기술'(2018)은 바로 그때를 포착한 작품. 7폭으로 그린 대형연작 중 한 점인 작품은 생명체와 생명체가 부딪쳐 팽팽한 힘겨루기를 펼치는 그 찰나를 극도의 긴장감으로 풀어낸다.

힘이 잔뜩 들어간 붓질, 뭉개듯 짓이긴 물감이 격렬한 화면. 이겨내야 살 수 있다는 원시적인 사투가 구석구석에 번지고 있다. 이것이 세상살이란다.

19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길 1898광장 요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무작위의 기술'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205×107㎝. 작가 소장. 요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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