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베트남 시장 정조준..1위 생보사 지분 인수 추진

이데일리 2019.03.12 06:02



[하노이=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이 베트남 최대 국영 생명보험사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태국·필리핀·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현 정부의 신(新)남방 정책 추진에 힘입어 수년째 결론 내지 못한 베트남 보험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베트남 1위 생보사 지분 인수 추진

11일 베트남 현지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베트남 1위 생명보험사인 바오비엣생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생명 담당 임원이 베트남 현지를 직접 방문해 금융당국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바오비엣생명은 1996년 설립한 베트남 유일의 국영 생명보험사로 베트남 내 생명보험사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은 18.9%(2018년 상반기 기준)로 푸르덴셜생명, AIA 등 외국계 대형 보험사를 포함한 베트남 내 18개 생명보험사 중 1위다. 직원 수만 1500명, 소속 보험 설계사와 지점 수는 19만 명, 75개에 달한다.

바오비엣생명은 현재 베트남 재무부가 지분 69%(베트남 투자 공사 지분 포함 시 72%)를 보유한 국영 금융지주회사인 바오비엣홀딩스가 지분 100%를 가진 완전 자회사다. 바오비엣홀딩스는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한국의 코스피)에 상장된 회사로 현재 시가 총액이 3조원을 넘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자산은 100조5680억 동(한화 약 5조원), 보험 부분 매출은 15조170억 동(약 7343억원)이다.

바오비엣홀딩스는 일본 생명보험사인 스미토모생명이 지분 17.5%, 한국의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이 1.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바오비엣홀딩스의 비상장 자회사인 바오비엣생명에는 아직까지 외국 자본 투자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도 20% 내외 지분 투자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보험사는 1999년 시장 개방에 따라 외국 기업이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지만 베트남 금융당국이 지분 대량 매각을 꺼려서다.

◇韓정부 신남방정책 추진에 현지시장 진출 속도

삼성생명이 베트남 1등 보험사 지분인수에 뛰어든 것은 재정여력이 부족한 베트남 정부가 국영 기업 민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신남방 정책을 내세워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지금이 베트남 보험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 삼성생명은 지난 2008년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현지 사무소를 처음 개설한 후 2015년에는 김창수 당시 삼성생명 사장이 바오비엣홀딩스 최고 경영자(CEO)를 만나 지분 투자 의사를 밝히는 등 그간 꾸준히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와의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 사이 한국의 다른 보험사는 삼성생명을 제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보험시장에 속속 진출한 상태다. 한화생명이 지난 2009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 영업을 개시했고 DB손해보험도 2015년 베트남 3위 손해보험사인 PTI 지분 37.32%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삼성그룹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삼성화재 역시 2017년 베트남 5위 손해보험사인 PJICO 지분 20%를 인수했고 현대해상·미래에셋생명 등도 현지 보험사 지분 인수를 통해 베트남 내수 시장 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베트남은 경제가 매년 6~7%씩 고도성장하고 국민 소득도 빠르게 증가해 유망 해외 시장으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 시장의 경우 2013년 이후 연평균 27.5%씩 초고속 성장하며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 규모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과거 중국 등에 대거 진출했다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한국 보험사에 베트남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베트남 정부 결정이 관건…“현지 진출 통로될 것”

앞으로의 관건은 베트남 정부의 결단이다. 베트남 현지의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 베트남은 서로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몰리는 수요자 중심 시장이어서 베트남 정부도 국영 기업의 지분 매각 등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며 “삼성생명이 실제 바오비엣생명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비록 경영권은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바오비엣을 현지 시장 진출의 통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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