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이 미래다]학교선 BTS 노래 떼창, 거리선 ITZY 댄스

이데일리 2019.03.14 08:02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쇼핑몰에 위치한 게임센터에서 경쾌한 음악이 흐른다. 현재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인 걸그룹 ITZY(있지)의 타이틀곡 ‘달라달라'다. 다섯명이 음악에 맞춰 댄스를 선보인다. 새로운 버전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영상? 2주 전 유튜브에 올라온 베트남 K팝 커버댄스 그룹 비와일드(B-Wild)의 영상이다. 음악에 맞춰 팔을 뻗고 걸음을 내딛는 것은 물론 손끝의 움직임까지 ‘칼군무'라는 말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들이 퍼포먼스 완성도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그 열정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정도다. 게임센터와 무대로 배경이 수시로 바뀌며 촬영된 영상은 실제 뮤직비디오 못지 않은 퀄리티로 완성됐다.

신남방에서 K팝 노하우 배우기가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칼군무'로 불리는, EDM 기반의 빠른 음악에 맞춰 여러 명의 멤버들이 마치 하나가 된 듯 움직이는 K팝 퍼포먼스와 노래 따라하기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유행의 하나다. 티아라 ‘아파' ‘느낌 아니까' 등의 작곡가로 베트남에서 엔터테인먼트 및 마케팅, 유통 등 사업을 하고 있는 박덕상 뮤디오 대표는 13일 “신남방 국가들에서는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게 일반화 돼 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K팝 댄스를 직접 익혀 영상을 촬영하고 무대에서까지 선보이는 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1억명 가까운 인구 중 청년층이 70%를 차지하는 베트남은 K팝 노하우 배우기에 적극적이다. 마마무 소속사 RBW의 김성훈 베트남 지사장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등 각급 학교에서 일반 댄스 동아리 외에 ‘K팝 커버 댄스 동아리'가 따로 존재하고 K팝을 전문으로 하는 커버 댄스팀도 활발히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일대가 교통을 통제하고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거리로 운영되는 주말이면 K팝 댄스 그룹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는 게 문화로 자리잡았다. 대부분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구성된 팀들인데 K팝을 전문으로 하는 커버 댄스팀이 상당수다. 유명 크루만 40개 팀에 달하는데 각각 멤버 수가 40명 안팎이다. 이들의 영상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베트남 K팝 커버댄스'라는 검색어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에는 지난달 18일 발매된 몬스타엑스의 ‘엘리게이터'. 26일 발매된 (여자)아이들 ‘세뇨리타' 등 최신곡의 커버댄스까지 업로드됐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와 덧붙는 광고 등이 댄스활동의 수입원이다. 수익과 관계없이 오로지 ‘K팝 댄스'가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K팝 위주로 댄스를 지도하는 학원 설립도 증가 추세다.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수 제작에 K팝 스타일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K팝이 글로벌 트렌드라는 이유에서다. 현지 대중음악이 세계적인 트렌드에 뒤처져 있는데 대중들의 귀는 온라인, 유튜브를 통해 K팝 등 해외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하면서 수준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베트남 가수 수빈황선이 티아라 출신 지연과 컬래버레이션을 한 노래 ‘비트윈 어스'가 발매 후 4개월 동안 현지 음원차트 1위를 한 것은 K팝 스타일 도입에 대한 현지 수요를 대변한다.

베트남에서는 K팝의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지 매니지먼트 방식은 대부분 1인 기획사로 구성원이 가족들인 경우가 많다. 연예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 온 가족이 그 일을 돕는 게 다반사다.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K팝 기획사들의 체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김성훈 RBW 지사장은 “베트남에서 매니지먼트사업은 시스템적으로 아직 초기단계”라며 “최근 들어 K팝 기획사들의 시스템을 받아들여 업무의 부서별 분담과 진행 과정을 체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접목해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분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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