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은 장타자, 노태우는 퍼팅 고수? 대통령과 골프에 얽힌 이야기

전두환은 장타자, 노태우는 퍼팅 고수? 대통령과 골프에 얽힌 이야기

한국스포츠경제 2019-03-15 00:00:00 신고

전두환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씨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8) 씨는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인 지난해 8월 27일 첫 재판 때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골프장에 나타나면서 세간의 지탄을 받았다.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골프를 즐긴 그의 실력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정치인들의 남다른 골프 사랑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 전두환은 ‘장타자’, 노태우는 ‘퍼팅 고수’

정치인들에게 골프는 ‘사교의 도구’다. 전두환 씨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 가운데 골프를 가장 좋아했던 인물로 꼽힌다. 앞뒤 한 팀씩을 비우고 공을 치는 이른바 ‘대통령 골프’를 처음 도입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일종의 ‘과시 골프’였다. 물론 출중한 실력이 뒷받침됐다. 그는 드라이버로 공을 250야드 이상 보내는 장타력을 보유했으며 70대 타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임 시절 라운드 전날엔 소풍을 앞둔 학생처럼 마음이 설레 잠을 설쳤다는 게 그의 회고다.

전두환 씨와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생 출신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노태우(87) 씨는 골프 스타일만큼은 확연히 달랐다. 전두환 씨가 장타력을 발휘하며 과시 골프를 즐겼다면 노태우 씨는 퍼트의 정교함에 초점을 맞추고 타인을 의식하는 아마추어 골퍼였다. 핸디캡은 12로 나쁘지 않은 실력이었다. 아내 김옥숙(84) 씨와 청와대 골프연습장을 애용한 노태우 씨는 재임 중 골프장 인허가권을 청와대에서 지방 시ㆍ도지사에 위임해 전국적으로 골프장 붐을 일으킨 주역이기도 하다.

고(故)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골프를 외교에 적극 활용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방한한 외국 정상들을 골프장으로 초대해 ‘필드 외교’를 선보였다. 공관에 길이 15m, 폭 10m짜리 간이 연습장을 만든 후 골프 연습에 열중했다. 군부 출신답게 골프채를 ‘어깨총’ 자세로 하고 이동했다. 국가기록원에는 그의 시타 장면이 찍힌 사진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한 번만 해 ‘원퍼팅 OK 골프’로 정평이 났다.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90타 전후를 쳤다고 밝혔다.

◆ 김영삼ㆍ노무현, 공직자 골프 금지령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직에 오르는 데 ‘골프’가 톡톡한 구실을 했다. 그는 지난 1989년 통일민주당 총재 신분으로 안양골프장에서 고 김종필 당시 자민련 명예총재와 골프 회동을 가졌는데 그것이 '3당 합당'으로 이어지면서 보다 수월하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다만 재임 기간 골프와는 거리를 뒀다. 그는 ‘공직자 골프 금지령’을 내리며 채질 개선에 나섰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골프를 직접 치진 않았지만, 골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며 최경주(49), 박세리(41), 김미현(41) 등을 청와대에 초대해 훈장을 수여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0타 안팎의 스코어를 내는 등 실력은 좋지 못했지만 재임 기간 골프 대중화에 앞장섰다. 다만 공직자의 골프장 출입은 제한하며 정치인에게 청렴함을 강조했다. 이명박(78)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라운드를 즐겼지만, 임기 초반엔 골프채를 잡지 않으며 공직자 골프 금지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근혜(67) 씨는 골프를 치지 않았다. 하지만 재임 기간인 2015년 골프 국가대항전 프레지던츠컵 명예 의장직을 받아들이며 골프 활성화를 주문했다. 사실 그는 골프보단 탁구, 테니스, 배구 등을 좋아했다.

문재인(66) 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는 골프보단 등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에선 故 존 F 케네디ㆍ트럼프가 실력자

한편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는 유독 실력자들이 많다. 고(故)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73) 대통령이 최고수로 거론된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경우 만성 허리 질환에도 평균 80타를 쳤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명한 ‘골프광’으로 드라이버 비거리가 250야드 이상 가는 장타자다. 고(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고(故) 제럴드 포드, 고(故) 프랭클린 루스벨트, 고(故)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등 전 대통령들도 골프를 좋아하고 잘 쳤다. 이에 반해 빌 클린턴(73) 전 대통령은 ‘멀리건(이미 친 샷이 잘못된 경우 이를 무효화하고 새로 치는 것)’을 자주해 ‘빌리건’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고(故)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100타를 깨기 어려워하는 ‘백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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