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제로 읽다 3.0] FIFA가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

[스포츠, 경제로 읽다 3.0] FIFA가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

한국스포츠경제 2019-03-17 21:00:00 신고

지아니 인파티노 FIFA 회장이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참가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선영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참가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FIFA는 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48개국 체제 도입 시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IFA는 1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평회의를 열고 카타르 월드컵에 48개국이 출전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카타르 월드컵이 48개국 체제로 시행되면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조별리그는 3개팀 16개조로 편성되고 경기 수는 기존 64경기에서 80경기로 늘어난다. 80경기를 소화하려면 먼저 ‘경기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카타르는 32개국 출전을 염두에 두고 8개 경기장을 건설 중이다. 만약 참가국 확대로 경기가 많아지면 최소 2개의 경기장이 더 필요하다. 주변 국가의 경기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마땅치 않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카타르와 단교 상태다. 쿠웨이트, 오만 등 다른 국가들은 경기장 여건이 좋지 않다. 

이러한 현실적 난관에 부딪히면서도 FIFA가 48개국 방식을 강행하는 이유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FIFA 입장에서 월드컵은 천문학적인 돈을 가져다 주는 ‘효자 대회’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FIFA는 전체 수익의 85%를 월드컵에서 벌어들인다. 월드컵의 가장 큰 수입원은 TV 중계권료와 스폰서 계약이다. FIFA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무려 48억2600만 달러(약 5조4847억 원)를 거머쥐었다. 이 중 TV 중계권료가 24억2800만 달러(약 2조7594억 원), 스폰서 수입이 15억8000만 달러(약 1조7956억 원)로 압도적인 비율(약 83%)을 차지했다. 

카타르 월드컵 출전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할 경우 16경기를 더 치르는데, 경기 수가 늘어나면 중계권과 스폰서 후원 계약 규모가 커진다. 자연스레 FIFA의 수입도 증가한다. 미국 AP·AFP통신은 “FIFA는 참가국 확대로 최대 4억 달러(약 4546억 원)의 수익을 추가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FIFA가 무리를 해서라도 참가국을 늘리려는 이유다. 

월드컵 참가국 개편은 ‘축구계 큰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으로도 분석된다. 48개국 방식이 도입되면 아시아 쿼터는 기존 4.5장에서 최대 8.5장까지 늘어난다. FIFA 랭킹 72위로 아시아 8위에 랭크 되어 있는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중국의 월드컵 본선 참가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동안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 매번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월드컵은 ‘남의 잔치’나 마찬가지였다.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중국은 광고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서구권 기업들을 제치고 광고 시장을 주도했다.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완다그룹을 비롯한 중국 7개 기업의 러시아 월드컵 광고액은 8억3500만 달러(약 9489억 원)로 전체 광고액 24억 달러(약 2조7276억 원)의 34.8%에 달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면 FIFA는 중국 인구에 해당하는 약 14억2000만 명의 시청자를 추가로 확보한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기업의 투자도 훨씬 늘어나게 된다. 중계권료, 광고료 등을 통해 FIFA가 얻는 수익은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월드컵 참가를 위해 FIFA가 대회 규정을 손보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 없다. 

카타르 월드컵의 참가국 확대 여부는 6월 FIFA 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48개국 체제를 두고 준비 기간 부족, 대회 가치 하락, 경기력 저하 등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FIFA가 다가오는 여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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