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손톱’이 풀지 못한 골 갈증, 베테랑이 털었다!

[현장분석] ‘손톱’이 풀지 못한 골 갈증, 베테랑이 털었다!

스포츠동아 2019-03-23 05:30:00 신고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한국 이청용. 울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민국 축구가 4만 만원관중 앞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다크호스’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40분 이청용(보훔)의 결승 헤딩포로 1-0 승리를 챙겼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최전방에 세운 일명, ’손톱(Top)’ 전략을 구사한 대표팀은 빠르고 날카로운 빌드-업과 전방위적인 압박을 통해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해 좋은 인상을 남겼고, 교체카드 이청용이 골 맛을 보며 볼리비아와 상대전적은 1승2무가 됐다.

대표팀은 23일 오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가벼운 회복훈련을 하고 잠시 해산, 외박을 한 뒤 2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다시 모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콜롬비아와의 두 번째 친선경기를 대비한다.

현장과 데스크를 연결해 Q&A 형태로 볼리비아 평가전을 복기했다.


Q=손흥민의 전진배치는 어땠나?


A=
대표팀을 둘러싼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가 ‘손흥민 활용법’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부터 윙 포워드, 공격 2선의 중앙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그이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딱히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청용 다음으로 가장 많은 A매치에 출격한 그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득점한 마지막 경기는 지난해 6월 열린 독일과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다. 벤투 감독이 지난해 하반기 부임한 이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올해 초 8강에 그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침묵했다.

대표팀은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렸다. 토트넘이 ‘주포’ 해리 케인(잉글랜드)이 이탈할 때마다 손흥민을 전진시켜 좋은 결실을 맺는 모습을 벤투 감독도 잊지 않았다.

파주NFC에서 18일 시작한 풀 트레이닝에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전방에 세워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벤투호 출항 이후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포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투 톱에 선 손흥민은 넓은 활동폭과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 문전을 위협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적극적으로 슛을 시도해 공격 의지를 드러냈다.


Q=이청용이 해결사로 나섰는데.



A=대표팀의 골 갈증은 쉬이 풀리지 않았다. 압도적인 경기력과 많은 슛에도 골네트를 출렁이지 못했다. 후반전 들어 벤치는 지동원-나상호 대신, 황의조(감바 오사카)-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동시에 교체 투입했고, 황인범을 빼고 이청용을 출격시켜 공세를 이어갔다.

카드가 주효했다. 이청용이 왼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돌고래처럼 힘차게 뛰어올라 헤딩골로 연결했다. 2016년 9월 중국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3년여 만의 9번째 A매치 득점포. ‘절친’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태극마크를 떠나면서 외로운 홀로서기를 시작한 베테랑이 해결사로 직접 나섰다. 여러 모로 많은 의미를 찾은 한 판이었다.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의 평가전에서 한국 손흥민이 볼리비아의 수비를 뚫고 공격하고 있다. 울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바뀐 포메이션은 어땠는지.


A=손흥민 이외에도 팀 골격에도 변화를 줬다. 이미 예고된 부분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소집훈련을 시작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컬러를 지키되 포메이션은 다소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4-4-2에 기반을 둔 4-1-3-2 포메이션이 등장했다. 전방에 무게를 싣겠다는 벤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수비수 3명을 후방에 배치하는 3백 전환도 예견됐으나 벤투 감독은 팀에 익숙한 4백은 손을 대지 않았다.

다만 특징이 있다. 투 톱의 뒤를 받치는 3명의 2선 공격진은 전담 날개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을 중심으로 좌우에 나상호(FC도쿄)와 권창훈(디종)이 섰지만 단조로운 측면 주루에 매진하기보다 잦은 포지셔닝 체인지과 날카로운 연계 플레이에 주력했다. 실제로 권창훈은 순간순간 과감한 중앙 돌파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태극마크를 반납한 기성용이 주로 뛴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아산 무궁화)이 포진해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는데, 경기점유율 60(한국)대40(볼리비아)이 보여주듯 상대 공격이 다소 둔탁한 탓인지 크게 흔들리는 장면은 없었다.


Q=다양한 공격 루트, 적극적인 수비는 좋았는데.


A=빠른 측면 돌파와 단순한 크로스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공격 루트와 패턴이 한층 다양해졌다. 벤투 감독이 부임 초기부터 강조한 ‘빌드-업’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한 백패스와 횡패스로 일관하며 볼 점유율만 높이지 않았다. 과감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직선패스로 발이 빠르지 않은 볼리비아 진영을 흔들었다. 개인기가 뛰어난 손흥민-권창훈 콤비의 리드미컬한 돌파와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김민재(베이징 궈안)-권경원(톈진 톈하이)를 중심으로 홍철(수원 삼성),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이 좌우 풀백에 선 포백만이 디펜스를 책임진 건 아니다. 모두가 함께 전방부터 상대 플레이의 맥을 끊었다. 특히 볼리비아 골키퍼가 골킥을 찰 때면 전원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왔고, 각 위치별 간격을 10~15m 안팎에서 조정하면서 빈틈을 최소화했다. 볼을 빼앗긴 뒤 가장 가까운 위치부터 2~3명이 겹겹이 에워싸며 압박해 다시 볼을 빼앗는 투쟁력도 돋보였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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