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KCC 이정현이 고백한 프로농구 MVP 활약 뒷얘기

[단독 인터뷰] KCC 이정현이 고백한 프로농구 MVP 활약 뒷얘기

한국스포츠경제 2019-03-23 08:10:00 신고

이정현이 21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박종민 기자
이정현이 21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한 분야의 ‘대가(大家)’들은 대체로 공통 분모가 있다. 그들의 라이프 사이클은 ‘효율과 균형’에 최적화돼 있다. 축구 선수 이동국(40ㆍ전북 현대)의 롱런 비결은 ‘훈련 직전 단잠’이고, 골퍼 신지애(31)가 한미일 투어 등에서 프로 통산 54승(한국 선수 역대 1위)을 거둔 것도 ‘훈련과 회복’을 균형 있게 조율한 덕분이다.

2018-2019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전주 KCC 이정현(32)도 ‘선택과 집중’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해왔다. 그는 21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그 동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을 소개했다.

◆ 활약 비결은 ‘짧고 굵은 훈련ㆍ수면ㆍ승리 복기’

이정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길게 하진 않는다. 고강도로 짧게 근육을 긴장시키는 정도로만 한다. 근육이 많이 빠지면 안 되니깐 그런 점에 집중해 훈련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비 시즌에는 웨이트를 할 때 세트 수와 개수를 늘리지만, 시즌 중에는 오히려 세트 수를 줄이고 중량을 키워 5~6회로 짧게 하는 편이다. 근지구력을 많이 써 몸을 지치게 하기보단 고강도로 짧게 운동한다”며 “경기가 연속해서 열리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지금은 잘 쉬고 있다. PO 준비도 잘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규리그 총 54경기(6라운드) 중 무려 51경기를 소화하며 평균 17.2점(국내 선수 1위) 4.4어시스트 3.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강하고 견고해서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는 뜻의 ‘금강불괴(金剛不壞)’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는 평소 가장 깊은 수면 단계로 몸의 피로가 풀리는 회복 과정인 램수면을 하려고 노력한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수면이 정말 중요하더라. 낮잠은 별로 자지 않지만, 늦지 않은 저녁부터 8~9시간은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짧고 굵은 훈련, 충분한 수면과 함께 ‘마인드 컨트롤’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이정현은 “어렸을 땐 사소한 루틴에 신경을 썼는데 요즘은 그런 루틴이나 징크스가 없다”며 “승리한 날의 경기를 돌아보고 그때처럼 그대로 하려 하는 부분은 있다”고 언급했다. 프로 선수에게 ‘경기에 대한 복기’는 기량 발전을 위한 필수 코스다.

◆ ’소통 중시’ 감독 덕분에 팀 분위기 최상

KCC는 정규리그 5라운드 때 3승 6패 승률 33.3%에 머물며 6강 진출 전망이 밝지 않았다. 그러나 6라운드에서 6승 3패 승률 66.7%를 기록, 정규리그 4위로 PO에 안착했다. 선수단 분위기와 관련해서 그는 “5라운드 때 상황이 좋지 않다가 6라운드 때 연승을 하면서 좋은 성적으로 정규리그를 마칠 수 있었다. 팀 분위기는 최상이다. 5, 6위보다 4위로 PO에 오른 게 팀 사기 증진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물론 스테이시 오그먼(51ㆍ미국) 감독의 지도 스타일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 몫 기여했다. 이정현은 오그먼 감독을 두고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신다. 매번 선수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시려 한다. 코트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에 관해 물어보고 수정해주시려 한다”며 “권위의식보단 자유롭게 소통하려 하신다. 그래서 팀 분위기도 자유스럽다. 열린 마음을 갖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전주 KCC 이정현이 21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MVP 활약 뒷얘기를 털어놨다. /KBL 제공
전주 KCC 이정현이 21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MVP 활약 뒷얘기를 털어놨다. /KBL 제공

◆ 6강 PO 승부의 키워드는 ‘리바운드’

KCC는 23일 전주체육관에서 정규리그 5위 고양 오리온과 6강 PO 1차전을 벌인다. ‘오리온은 외곽 슛 능력이 워낙 좋은 팀이다’라고 하자 이정현은 “물론이다. 아울러 (이)승현(27)이도 있고 (허)일영(34)이 형이나 (최)진수(30)도 있다”며 “특히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33)는 팀의 중심이자 공을 많이 갖고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그가 좋아하는 패스 등 플레이를 잘 하지 못하게 막해야 한다”고 힘주었다. 팀 내부적으론 리바운드를 많이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다. 이정현은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게 리바운드다. 리바운드에서 높은 수치를 가져간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반대로 리바운드에서 밀리면 힘든 경기를 벌일 수 밖에 없다”며 “오리온 선수단은 신장도 크고 기동력도 좋다. 리바운드 가담이 좋은 팀이니 박스아웃을 강조하고 대인 마크를 잘하자고 했다. 선수들도 그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이정현은 2년 전인 2016-2017시즌 안양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핵심 멤버로서 MVP 수상이 유력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선수 MVP는 동갑내기이면서 1년 후배인 오세근(32ㆍKGC인삼공사)이 탔다. 이정현은 “그 때 그런 일을 겪고 나서 내 인생에 MVP 수상 기회는 다시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비워 오히려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욕심을 갖기 보단 내가 놓여있는 상황에서 열심히 하자고 노력했던 게 수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KCC는 지난 시즌 4강 PO(5전3승제) 4차전에서 서울 SK에 114-117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무산됐다. 이정현은 “작년에 팀이 더 올라갈 수 있었는데 미끄러져서 아쉬웠다. PO는 단기전이고 우리 팀에는 경험 있는 선수들도 많다. 준비를 잘해서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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