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약물 성범죄' 포비아, 그리고 '버닝썬 법' 발의

아이뉴스24 2019.04.10 11:01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지난 1월 불거진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이번 '버닝썬 사태'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약물 성범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약물 성범죄에 악용되는 대표적인 마약은 '물뽕'(GHB)이다. 마약류인 물뽕은 소지만 해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메신저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물뽕은 바로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약물 피해를 입증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액체에 탄 물뽕을 마실 경우 피해자가 정신을 잃는 등 성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이영훈 기자 rok6658@inews24.com]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물 성범죄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여성들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규탄하는 여성들이 모여 시위를 열기도 했다.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 카페에서 모인 500여명의 여성들은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무색무취 마약인 일명 '물뽕'(GHB)을 상징하는 회색 옷을 입었고 선글라스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들은 '버닝썬'을 시작으로 마약과 관련된 성범죄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그동안 남성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불법 강간약물을 사용해 여성을 상품으로 거래했다"며 "이러한 여성혐오 문화와 범죄가 만연한 클럽의 폐쇄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 강간약물을 유통한 판매자와 구매자, 이를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해 피해자가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약 등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를 '특수강간'으로 규정, 처벌을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버닝썬 법'이 발의됐다.

이 법이 발의되기 전까지는 마약 등 약물을 투입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관련해 처벌을 강화하는 조항이 없었다.

현행법에서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닌 채 강간을 하거나 2인 이상의 가해자가 합동해 강간죄를 범한 사람에게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일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마약류로 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5년 이상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게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또 약물을 이용해 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최근 클럽 등에서 약물을 이용해 강간을 하는 성폭력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며 "특히 속칭 '물뽕'(GHB)은 액체에 타서 마시는 경우 피해자가 정신을 잃어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용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이유에 대해 김 의원은 "버닝썬 사태 등에서 나타나듯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약물로 성을 지배하는 강간 사건에 대해 엄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하루빨리 마련하기 위해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회에서는 약물 성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버닝썬 법'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성범죄 중에서도 특히 악질적인 만큼 가중처벌이 필요하는 것이 주된 골자다. '버닝썬 법'이 대한민국에 퍼져있는 약물 성범죄를 막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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