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탈당' 이언주, 시발점 되나?…바른정당계 "우리랑 달라"

[TF초점] '탈당' 이언주, 시발점 되나?…바른정당계 "우리랑 달라"

더팩트 2019-04-24 00:05:00 신고

23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당의 패스트트랙 추인 절차를 이유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패스트트랙 추인' 명분으로 거취 주목되지만 '즉각 행동'은 아직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손학규 찌질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은 이언주 의원이 당내 패스트트랙 추인을 문제 삼으며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바른정당계 의원들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이들이 직접 '패스트트랙을 저지할 여지가 있다'고 밝히면서 '줄탈당'을 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오후 바른미래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참석 인원 23명 중 찬성 12, 반대 11표로 선거제 개혁·공수처법·검경 수사권 조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여야 4당 합의안을 추인했다. 이언주 의원은 당원권 정지로 의총장 입장을 거부당해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의총 후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됐다.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역사적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3일 오후 패스트트랙 합의안 추인을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역사적 죄악"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그는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여기까지가 내 소임인 것 같다"고 탈당의 이유를 지도부 탓으로 돌렸다.

이 의원이 탈당하면서 그동안 패스트트랙과 선거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이를 명분 삼아 탈당을 감행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최근 심화된 손 대표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갈등으로 거취 변화를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의총 후 유승민 전 대표는 "당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혀 더욱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바른정당계 하태경 의원은 탈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아무도 탈당하지 않는다"며 "패스트트랙 과반수 추인이 되었지만, 당론 확정은 안 됐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을 막을 여지는 남아있다. 사개특위의 두 위원들이 평소의 소신을 잘 지켜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또한 "이번 패스트트랙 문제에서 12:11로 첨예하게 갈라진 데에서도 보여지듯 현 지도부는 당을 화합해서 이끌 능력을 상실했다"며 "지도부 총사퇴와 혁신적 재구성만이 당이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다. 제가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고 탈당설을 일축했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하태경 의원은 "패스트트랙을 막을 여지는 남아있다"며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탈당설을 일축했다. /남윤호 기자

이날 의총장에서는 사개특위 위원의 사보임을 추가로 진행하지 않을 것을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강하게 주장했고, 김관영 원내대표도 약속했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사개특위 위원은 오신환·권은희 의원이다. 사개특위에 참여하는 두 의원 중 한 사람이라도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면 합의안은 추진되지 못한다. 때문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평소 패스트트랙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른정당 출신 오 의원의 '소신 있는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언주 의원의 탈당과 저희는 계가 다르다. 이 의원은 솔직히 당의 윤리위 결정 때문에 버림받은 게 크다"면서 "저희는 바른미래당에서 당을 개혁보수 노선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주장에서는 즉각적인 행동보다 다른 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오늘 저녁부터 해서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바른정당계 의원들 사이에서 공감대 형성이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미리 논의하는 편이 아니"라며 일축했다.

이어 그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생각하는 패스트트랙 저지 방안과 관련해 "사전에 저희가 가진 전략이 노출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말하기 어렵다"며 "몇 가지 방안을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즉각적인 행동보다는 오늘 저녁부터라도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함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탈당설을 부인했다. /더팩트 DB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우선 '패스트트랙 저지'와 '당 지도부 사퇴'를 목표로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가 계속해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압박할 경우 결행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장 급히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의사결정 흐름으로 봤을 때 올 연말로 예상된 탈당의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내 반대 의견에도 두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현 상황을 놓고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할 수 있다"며 "그럴 바엔 당을 깨고 나오는 게 낫다"라며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모두 지역구 의원이라서 탈당에 더 유리할 수 있다"며 "당 지도부의 멋대로 하면 (탈당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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