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본 명과 암

[이슈+]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본 명과 암

한국스포츠경제 2019-04-24 00:05:00 신고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마블 히어로 무비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극장을 장악했다. 사전 예매 관객 수만 194만 명(23일 오전 8시 기준)을 돌파하며 개봉 전부터 대기록을 세웠다. 마블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재현됐던 상황이지만 ‘어벤져스4’는 전작들의 기록을 뛰어넘을 만큼 흥행 광풍이다. 그 동안 극심한 관객 가뭄에 시달린 극장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다. ‘어벤져스4’의 흥행 광풍 속 한국영화들은 잊힌 지 오래다. 초라한 예매율과 저조한 관객 수로 체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 철통 보안 속 예매 사이트 서버 폭주..암표 등장까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어벤져스4’는 철두철미한 보안 속 스포일러 방지에 힘쓰고 있다. 전체 시나리오를 본 이가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뿐일 정도로 배우들에게까지 철통 보안을 지키고 있다. ‘기억하세요. 타노스는 여전히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비밀 유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내용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는데도 관객들은 ‘어벤져스4’ 예매에 혈안이 됐다.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예매가 시작된 후 멀티플렉스관 CGV 홈페이지는 예비 관객들의 티켓팅 전쟁으로 서버가 마비됐다. 이날 새벽 CGV가 한 차례 시스템 점검을 마쳤음에도 벌어진 사태다. 4DX 등의 상영 플랫폼 예매가 시작된 18일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어벤져스3’)는 예매 관객 122만 명을 확보하고 출발했다. ‘어벤져스4’는 이 기록을 개봉 닷새 전인 19일에 경신했다.

CGV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624석)은 24일 오전 7시 30분부터 25일 오전 2시 15분 영화까지 전석이 매진됐다. 다른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도 조조부터 심야상영까지 매진됐다. 3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 탓에 일부 극장에서는 24시간 스크린 상영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CGV 관계자는 “2D, 아이맥스 3D, 4DX 등 상영 포맷 별로 다채롭게 즐기는 ‘N차 관람’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영화의 인기가 폭발적인 가운데 수십만원에 달하는 암표까지 나오고 있다. 극장마다 네티즌의 암표 거래 제보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CGV는 암표 단속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1000만 관객 돌파는 기정사실화 됐다. 1000만 관객을 넘어 '어벤져스' 시리즈 사상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높다.

■ 관객 無..한국영화 수난시대

영화 '생일'(왼쪽)과 '미성년' 포스터./NEW·쇼박스 제공.
영화 '생일'(왼쪽)과 '미성년' 포스터./NEW·쇼박스 제공.

마블은 웃고 있는 반면 한국영화는 울상이다. ‘어벤져스4’가 예매율 96.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영화는 채 1%도 안 되는 초라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예매율 2위에 오른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은 0.9%를 기록했다.

사실 상 4월에 국내 개봉한 영화 중 좌석판매율이 10%를 넘은 영화는 ‘생일’이 유일했다. 좌석판매율은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채워진 좌석 수를 말한다. 그 수치가 10%가 안 된다는 건 영화관이 텅텅 비어있다는 뜻이다.

사실 상 ‘어벤져스’ 개봉 전에는 ‘4월은 비수기’라는 공식이 통했다. 그러나 ‘어벤져스’의 등장과 동시에 4월은 비수기가 아닌 ‘어벤져스의 달’이 됐다. ‘어벤져스’가 개봉하는 4월 마지막 주는 대학가 중간고사 기간이다. 좋지 않은 개봉 시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 뛰어든 ‘어벤져스’의 화력은 어마어마했다.

이번 년도에도 관객들이 어김없이 ‘어벤져스4’로 쏠리며 한국영화들은 자연스레 외면 받는 신세가 됐다.

‘생일’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의 연출작 ‘미성년’ 등 탄탄한 작품성을 지닌 영화들도 큰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수입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는 한국 관객 겨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급작스레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취재진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으로 가는 취재진도 적지 않았다. 당초 예정됐던 한국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언론시사회에는 평소보다 적은 취재진이 자리를 채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영화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벤져스4’를 피해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뽀로로’를 제외하고 ‘어벤져스4’와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한 편도 없다. ‘어벤져스4’와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하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주연배우 신하균은 “‘어벤져스4’와 우리영화 모두 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어벤져스4’와 맞붙으려는 한국영화는 없다”며 “관객들의 관심을 전혀 못 받을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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