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투쟁' 한국당, 靑부터 찾아 "文대통령이 모두 기획"

[TF현장] '투쟁' 한국당, 靑부터 찾아 "文대통령이 모두 기획"

더팩트 2019-04-24 00:10:00 신고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3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여야 4당의 선거법,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청와대=신진환 기자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결사항전"

[더팩트ㅣ청와대=이원석 기자] "청와대가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하수인인 민주당이 실행하고, 들러리인 민주당 2중대 세력들이 함께하면서 좌파 집권 플랜이 완성됐다."

23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를 찾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담긴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발언하는 내내 잔뜩 굳은 표정을 유지한 나 원내대표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패스트트랙이다. 밀실 야합에 의한 패스트트랙"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 묻고 싶다. 이런 나라를 원하셨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있던 여야 4당의 합의를 규탄한 한국당은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에 이어 바른미래당마저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추진을 추인하자 오후 3시 다시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어 약 90분 이상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가진 뒤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앉아있을 수가 없다. 말로 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났다"며 "행동으로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겠다. 반드시 끝까지 우리가 온 힘을 다해서 이 정부의 민주주의 유린 막아내겠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황 대표,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앞 분수대로 집결했다. 손에 '국민도 모르는 선거법 국민사찰 공수처법 즉각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들은 차례로 나와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패스트트랙에 대한 규탄뿐만 아니라 정부의 인사, 경제, 외교 안보 정책 관련 지적도 이어졌다. 의원들은 과격한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독재', '국정농단' 등의 강한 수위의 단어들까지 사용해가며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비판에 열을 가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나 원내대표는 "이제 우파는 씨를 말리려는 이런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에 대해서 저희는 단연코 거부하면서 가열차게 투쟁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국가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상대방과 함께 하는 것이다. (패스트트랙) 음모를 중단해주시라"며 "이제 다시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어려워진 경제를 챙길 수 있는 그런 국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제발 더 이상 민주당에게 이러한 지시 내리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의 규탄 발언을 듣고 있다. /이원석 기자

권성동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대한민국이 기뻤던 적이 있냐.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민생이 파탄났다"며 "자신(문 대통령이)이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 때부터 주장한 공수처를 관철시키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엿 바꿔 먹었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 만들겠다, 이런 말을 여러 차례 했는데 지금 우린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뭔가"라며 "문 대통령하고 코드가 맞는 사람,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 잘못된 정책에 대해 한마디 비판도 하지 못하는 오로지 대통령을 무조건 추종하는 사람들의 세상 아닌가"라고 했다.

김태흠 의원은 "선거법 개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겠다는 것은 독재 국가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 독재 저지를 위해 결사항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완수 의원은 지난 20일 황교안 대표가 광화문 집회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반응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 이 대표님을 비롯한 여야 4당 대표님, 막판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렇게 하냐"며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계속 이렇게 하면 국민들이 기어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밝을 때 시작된 규탄 기자회견은 날이 어둑어둑해졌을 때까지 약 1시간가량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를 포함해 총 1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발언했고 이들은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다만 현장엔 있었던 황 대표는 따로 발언하진 않았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국회 보이콧과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다시 국회로 자리를 옮긴 한국당은 심야 의원총회도 열고 재차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규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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