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의 기다림’ LG 이우찬 “시련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한국스포츠경제 2019.05.15 23:57

LG 이우찬이 데뷔 9년 만에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OSEN
LG 이우찬이 데뷔 9년 만에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조명 받지 못해도 괜찮다. 보직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마당쇠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빛을 보고 있다. 좌절했던 시간을 극복하고 당당한 1군 투수로 우뚝 섰다. LG 트윈스의 우완 투수 이우찬(27) 얘기다.

이우찬은 지난 12일 잠실 한화전서 데뷔 9년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이날 생애 첫 선발 등판한 이우찬은 5이닝 1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14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이우찬은 “날아갈 듯이 기뻤다. 데뷔 첫 승을 올려서 기쁘기보단 내가 던진 경기서 팀이 이겨서 정말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우찬은 13일 부산 원정을 떠나기 전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감사의 의미로 커피 40잔을 돌렸다. “야수들의 수비 도움도 많이 받아서 승리를 올릴 수 있었다. 동료들과 코치님들에게 감사해서 소소하지만 작은 선물을 했다”고 했다.

데뷔 9년 만에 올린 첫 승. 외삼촌인 송진우 한화 투수 코치가 보는 앞에서 올린 선발승이어서 더 의미가 깊었다. 이우찬은 송 코치 친누나의 아들이다. “외삼촌에게 따로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 워낙 무뚝뚝하신 분이다. 200승을 올리신 분인데 1승은 아무렇지도 않으실 것”이라고 농담을 건네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상대 팀 코치다. 개인적인 인연은 의식하지 않고, 제 투구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2011년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우찬은 지난해까지 1군 출전이 4경기에 그쳤다. 지난 3년간 1군 스프링캠프도 가지 못했다. 1군보다 2군이 익숙한 선수였다. 입단 당시에는 기대주였으나 5년 동안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무명 투수로 전락했다. 이우찬은 “야구가 안 될 때는 좌절도 많이 했다. 스스로 ‘야구를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련은 이우찬을 강하게 만들었다. “2군에 있을 때 고생을 많이 해서 정신력이 단련된 것 같다. 현재의 강한 멘탈은 그 때의 경험 덕택에 만들어졌다”며 다부진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를 이어갔다.

개명 전 이우찬. /OSEN
개명 전 이우찬. /OSEN

간절했던 기회는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 올 시즌 LG에 부임한 최일언(58) 투수코치의 영향이 컸다. 최일언 코치는 2군 훈련장에서 이우찬의 불펜피칭을 한 번만 보고 시범경기부터 1군과 동행하게 했다. 이우찬은 인터뷰 내내 최 코치의 이름을 언급했다. “최일언 코치님이 없었다면 이렇게 잘하지 못했을 것이다. 코치님께서 항상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세밀하게 지도해주신다. 안 좋았을 때는 영상을 보시고 와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짚어주신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우찬의 또 다른 특급 도우미는 안방마님 유강남(27)이다. “(유)강남이가 친구이기도 하고, 1군 경험도 많아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도 포수의 리드를 믿고 던진다. 강남이가 제 직구가 움직임이 많아서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고 말했다.

이우찬의 원래 이름은 이영재다. 2017 시즌이 끝난 뒤 부모님의 권유로 개명했다. 달라진 건 이름뿐만이 아니었다. 위력적인 구위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LG 마운드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됐다. 이우찬은 15경기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한화전에서 깜짝 호투를 펼친 그는 오는 19일에 선발로 한 번 더 등판할 예정이다.

데뷔 9년 만에 야구인생에 꽃을 피우고 있는 이우찬의 목표는 소박하다. “많은 팬 앞에서던지는 게 꿈이었다. 앞으로 팀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보직 욕심은 전혀 없다. 마운드 위에서 항상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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