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어렵게 써놓고 책임회피'…삼성생명 작심비판한 윤석헌

이데일리 2019.05.16 10:0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취약차주와 금융소외계층을 품으려는 포용노력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사실상 즉시연금으로 대립각을 세운 삼성생명 등을 겨냥해 “금융산업에 대한 시각을 부정적으로 만든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윤 원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9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 회의 인사말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금융포용 수준은 해외 대형 금융회사와 비교해 매우 미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포용은 취약계층에 한정해 시혜(施惠)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좁은 개념이 아니다”라며 “모든 개인과 기업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고 더 나가 금융소비자를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넓은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대형 금융회사는 금융이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의 신뢰를 높이고, 이들을 미래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치매전문직원을 배치한 HSBC와 디지털 전문직원을 둔 바클레이스를 예로 들었다.

윤 원장은 “반면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점포망을 줄이면서도 고령층 배려가 부족하고 영세자영업자를 포함한 취약차주나 중소기업의 접근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약관이나 상품설명서를 어렵게 작성하고 또 상품판매 후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를 보인다”면서 “금융회사나 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구체적 회사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즉시연금을 두고 금감원과 대립각을 세우며 소비자와 소송 전을 벌이는 삼성생명 등 보험회사를 겨눈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소비자의 신뢰를 받으며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를 중시하는 금융포용 중심으로 문화와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금융회사는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 특성에 맞는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주택연금상품과 보험상품을 연계해 고령층이 보유한 실물자산 유동화를 지원하거나 의료나 간병상품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영업자를 포함하여 고객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관계형 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문화를 조성해 나가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2019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을 통해 바람직한 금융감독 방향을 모색하려는 취지다. 전체회의는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신규 위촉된 김홍범 교수(경상대학교 경제학과)의 진행했고, 포용적 금융과 과제에 대한 한재준 교수(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김 위원장은 “금융포용은 가급적 규제보다는 시장규율로 소화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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