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항상 그렇지 뭐

내가 항상 그렇지 뭐

맨즈헬스코리아 2019-05-17 08:00:05 신고

쫓기듯 일상을 살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유능한 심리학자이자 ‘얼라이브마인드바디’의 김민지 원장이 전하는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

20대 여성 내담자를 만났다. 그녀의 고민은 바로 이것.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다 맞춰주는데 왜 내 곁에는 남아 있는 사람이 없지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의 관심을 받고 인정받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요. 힘들어서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의견을 내세우지 못합니다.

지금 사귀는 남자 친구에게도 의존하고 집착하는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해주면 좋겠고, 외로운 내 곁에 항상 있어 주면 좋겠다고 매달립니다. 그러면서 원하는 대로 관심과 사랑이 안 오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막상 또 잘해주는 모습을 보면 ‘왜 나한테 잘해주지? 뭔가 잘못을 숨기려고 그러는 건가?’라는 생각이 밀려오며 의심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제 자신이 부끄러워요. 왜 저는 사랑받기가 이렇게 힘들지요?”

빛나는 곳에서 돌아온 뒤 느끼는 공허함, 내 생각이 가치 있는 것일까 하는 두려움, 매번 제풀에 꺾여 좀먹는 인간관계, 설레기보다는 두려운 시작. 우리는 과도한 경쟁, 실적 위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그래서 내면에 떠오르는 물음표를 묻어두고 자기 회피를 반복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묻어둔 물음표가 떠오르면 자연스레 ‘나에 대한 낮은 가치 판단’이 답변으로 불쑥 등장한다. 내가 측정한 나에 대한 낮은 가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의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스스로가 가지는 인식은 내 인생의 중요한 결정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삶의 틀을 형성해나간다. 현실을 마주할 때 두려움을 느끼고 늘 감정의 그늘에 쫓기는가? 자신을 향한 거절, 불만족, 경멸의 감정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가?

습관적으로 스스로를 가치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불신’이라는 벽을 세워 타인을 밀어내려 하지는 않는지.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자존감은 높은가요?”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네!” 하고 쉽게 답하는 이를 만나긴 어렵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상당히 낮다고 생각한다.

‘유리 멘탈’이라는 용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이들도 참 많다. 그렇다. 20대 여성 내담자의 문제는 ‘자존감’의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녀는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나’임과 동시에 내 언니이며 동생, 친구 즉 우리 모두이다.

자존감이란?

심리학 공부의 기초 과정에서 예외 없이 다루는 이론이 있다. 바로 인간 욕구의 단계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Maslow’s Needs Hierarchy Theory’이다. 제1단계는 생리적 욕구의 단계이며, 제2단계는 안전에 대한 욕구, 제3단계는 사랑과 소속의 욕구, 제4단계는 인정에 대한 욕구이며, 제5단계는 자아실현 욕구의 단계로 나뉜다.

특히 제4단계인 ‘인정에 대한 욕구’는 곧 명예에 대한 욕구인데 이것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인간이 배가 고프면 고통스러워서 살 수 없듯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 마음의 배가 고파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고 외모를 꾸미며 더 큰 외모의 변화를 위해 성형수술도 하는 이유는 인간이 다른 인간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함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인정받기 위해 더 큰 우월성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삶의 에너지를 ‘우월성의 추구’라고 했는데, 이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이 인간에게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정에 대한 욕구는 다른 사람에게 받는 인정 외에 또 하나의 다른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이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자기 자신을 훌륭하고 능력 있고 매력 있는 존재로 보고 싶은 욕구가 바로 자존감Self-esteem이다.

심리치료에서는 보편적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창의성이 높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편하게 해주기 때문에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라고 한다.

자기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자 성과를 이루어 낼 만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즉 자아존중감이 바로 자존감이다. 따라서 자존감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가치 있게 여기고 보살피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자존감의 정도는 우리가 삶에서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보는 정도이며,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의 기초와 그것을 지탱해주는 주요 자원이다.

내 자존감은 안전한가?

낮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들은 외면과 내면적 비판들에 대해 과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자존감이 부재하면 만족감을 얻기 힘들다. 누군가를 판단하고 거절하는 데에 큰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으면 타인에게 진짜 나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함이다. 이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꾸민 모습으로 타인의 인정을 받아 가식적인 행복을 누리게 되지만,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경우 깊은 슬픔에 잠긴다. 스스로의 안목을 믿지 못하므로 타인의 눈에 의지해 자신을 평가하려 한다.

보통 자기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확신감과 자존심을 얻으려고 하는데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진짜 자신은 본인밖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애의 부족은 불신과 낮은 자존감으로 해석된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를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보거나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그것을 해줄 것인가. 긍정적인 자존감은 행복한 감정과 긍정의 감정을 증가시킨다. 이는 일의 효율을 높이고, 다른 사람들과 더욱 균형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으며, 자율성과 독립성을 얻을 수 있게 한다.

나는 오직 나!

낮은 자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자신에게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만의 재능이 있음을 믿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우월과 열등에 대한 허상을 버려야 한다.

사실 이 세상에는 우월과 열등은 없다. 다만 ‘다름’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 한 열등감은 절대로 우리 안에서 자라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나는 네가 아니고 나는 나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나는 내 길을 간다는 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전부 다 귀한 존재이다. 우리가 이 사실을 깨닫기만 한다면 낮은 자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끊임없이 자신을 신뢰해야 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성취를 소중히 여기며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자신과 사랑에 빠지고 돌보아야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은 스스로를 비난해서는 절대 안 된다. 처벌해서도 안 된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 쉽고, 아름다우며, 간결한 일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담아야 한다.


로젠버그의 자존감 척도

  1.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그 이상 감사받을 사람이라고 느낀다.
  2. 나는 긍정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느낀다.
  3. 일반적으로 나는 실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4.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만큼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 나는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많이 갖고 있지 못하다고 느낀다.
  6. 나는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이를 받아들인다.
  7. 평균적으로, 나는 나 자신에게 만족한다고 느낀다.
  8. 나는 나 자신을 좀더 존중하고 싶다.
  9. 가끔 나는 스스로 무가치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10. 가끔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자존감 회복을 위한 일상의 실천

  1. 나의 자존감 상태를 먼저 발견하기.
    제3자가 되어 객관적으로 나를 보세요.
  2. 그런 나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약속하기.
  3.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에 누워 “오늘도 나는 소중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처음에는 쑥스러울 거예요. 그러나 우리는 소중한 존재임을 꼭 기억해야 해요.
  4. 하루에 한 번 거울을 보며 스스로 칭찬하기.
  5. 자기 전에 누워서 “오늘 정말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6. 작은 성공 경험을 늘려보기. 정말 작은 것, 거창할 필요 없어요.
  7. 내 장점을 찾아서 기록하기.
    친한 지인, 가족들에게 물어보아도 좋아요.
  8. 실수를 하거나 완벽하지 못할 때 “괜찮다”라고 해주기.
    인간은 완벽할 수 없어요. 수고했다고 해주세요.
  9.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이들을 멀리하며 ‘음소거’ 처리하기.
    긍정적 조언이 아닌 부정적인 에너지는 안 돼요.

김민지 원장

UCLA 임상심리학 박사, 신경심리학 및 재활 전문가이자 프리햅 요가와 케니샤 요가-명상의 창시자로 현재 ‘얼라이브마인드바디’의 원장이다. 심리치료를 비롯해 전인적 재활, 통증, 교정 치료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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