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053 제주’ 성공적인 개최… 격투기 붐 가능성 열렸다

‘로드FC 053 제주’ 성공적인 개최… 격투기 붐 가능성 열렸다

한국스포츠경제 2019-05-19 18:38:00 신고

로드FC 새로운 라이트급 챔피언 만수르 바르나위. 만수르 바르나위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53 제주’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이자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권아솔을 1라운드 3분 44초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꺾었다. /로드FC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사상 처음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린 ‘로드FC 053 제주’ 대회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라이트급 챔피언 ‘끝판왕’ 권아솔(33)이 ‘100만불 토너먼트’ 패했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과 뜨거운 응원 그리고 선수들의 투혼과 멋진 경기력이 제주 대회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십여 년 전 맥이 끊긴 한국 격투기에 새로운 ‘붐’(boom)을 몰고 올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 언더카드에도 뜨거운 열기

대회가 열린 18일 오후 4시 제주시 오라1동 한라체육관. ‘로드FC 053 제주’에 앞서 선을 보이는 언더카드 격인 ‘영건스 42’가 열리기까진 한 시간 가까이 남았으나 체육관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상 1층 왼편에 마련된 운영 부스에선 현장 스태프들이 VIP 및 VVIP와 취재진을 위한 출입증을 발급했다. 오른편은 삼삼오오 짝을 이룬 팬들로 가득했다. 특히 많은 어린이가 눈에 띄었다. 10대 청소년들도 무리 지어 주변을 맴돌았다. 종합격투기라는 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후 5시 장내 아나운서의 인사말과 함께 ‘영건스 42’가 막을 올리자 체육관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로드FC 053 제주’ 대진과 비교해 인지도 낮은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관중들은 박수와 응원으로 힘을 북돋았다. 관중석 2층에 자리 잡은 어린이 단체 팬은 경기 내내 선수들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뜨거운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스포츠 인기의 밑바탕으로 볼 수 있는 어린이 팬의 관심과 성원이 낯선 제주 땅에서 자라고 있었다.

차세대 격투 스타 자리 예약한 윤태영(왼). /로드FC
차세대 격투기 스타 자질 증명한 윤태영(왼). /로드FC

◆ 젊은 선수 발굴 취지 부합

‘영건스 42’ 5경기 중 3경기에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에서 훈련하는 선수가 출전했다. -68㎏ 계약 체중 신지승(23), -61.5㎏ 여성 밴텀급 양희조(26), -77㎏ 웰터급 윤태영(23)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제주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멋진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상대 선수들도 피하지 않는 투지를 발산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특히 세 번째 경기를 장식한 윤태영은 차세대 격투기 스타 자질을 증명했다. 184㎝ 큰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더해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됐다. 경기력도 뛰어났다. 종합격투기 데뷔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상대 임병하(33)와 물러서지 않는 타격 난타전을 펼쳤다.

경기 중 도발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상대 공격을 요리조리 피해내는 모습이 UFC 전 밴텀급 챔피언 코디 가브란트(28)를 연상케 했다. 2라운드 1분 27초 만에 TKO 승리를 따내면서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또한, 신지승도 지영민(22)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데뷔전 승리를 챙겼다. 이들의 등장은 젊은 선수 발굴을 목표로 하는 ‘영건스’의 취지와 부합했다. 더구나 무대가 제주였다는 사실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게 했다.

권아솔(아래)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 시도하는 만수르 바르나위. /로드FC

◆ 외국인 선수도 곧 ‘우리 선수’

오후 7시 강영식 로드FC 제주 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마침내 ‘로드FC 053 제주’가 막을 올렸다. 페더급부터 라이트급, 무제한급까지 다양한 체급 경기가 펼쳐졌다. 그만큼 출전한 선수들의 면면도 다채로웠다. 메인카드 5경기까지 치러지는 동안 눈길을 사로잡은 건 국적이 다른 선수들을 향한 국내 팬들의 높은 관심이다.

‘영건스 42’가 열리기 전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 출전을 앞둔 튀니지 출신 만수르 바르나위(27)가 1층 관중석 통로를 지나가자 그곳에 있던 어린이 팬들이 “만수르다”라며 놀랐다. 만수르는 손을 흔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자 어린이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스마트폰 카메라로 만수르의 모습을 담았다.

이날 코메인 이벤트에 출전해 허재혁(34)과 무제한급 경기를 치른 중국의 아오르꺼러(24)도 제주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허재혁과 경기에서 1라운드 펀치 TKO 승리를 거두자 관중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비록 한국 선수를 상대로 이겼지만 멋진 경기를 펼친 데 대한 응원의 의미였다. 국적이 다른 상대를 무조건 적으로 보기보단, 국내 단체에서 활동하는 ‘우리 선수’라는 인식이 잡히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오르꺼러(왼쪽에서 두 번째), 강영식(왼쪽에서 세 번째) 로드FC 제주 회장, 김대환(오른쪽에서 세 번째) 로드FC 대표, 허재혁(오른쪽에서 두 번째). /로드FC 

◆ 한국 격투기 시장 명맥 이어갈 시발점

격투 스포츠는 일본의 K-1과 프라이드가 인기를 끌던 2000년대 초중반 국내에서도 한 차례 붐이 일었다. 하지만 최홍만(39), 김민수(44), 윤동식(47), 최무배(49) 등 한국 격투 1세대가 다져놓은 토양은 10여 년이 흐른 뒤 메말라갔다. 2010년 로드FC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격투기 시장은 암흑기였다.

그 사이 팬들의 눈은 미국 UFC로 향했다. 그런 점에서 로드FC의 이번 제주 대회 성공 개최는 많은 발전 가능성을 남기며 의미를 더했다. 제2의 격투기 붐을 기대해 봐도 좋은 시도였다. 한국 주요 도시 분산 개최가 격투기 인기와 함께 지자체 관광 수익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강영식 로드FC 제주 회장은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민 끝에 종합격투기 대회 유치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제주 대회를 꾸준히 열 계획”이라고 이날 취재진에 밝혔다.

김대환 로드FC 대표도 제주 대회를 마무리한 다음 날인 19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너무 큰 프로젝트를 끝내 아직 좀 얼떨떨하지만 멋진 대회가 나와서 보람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선 “바로 원주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그 이후 계획은 조금 시간을 갖고 고민하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제주 일정을 마친 로드FC는 곧바로 다음달 15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로드FC 054’ 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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