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빨간불' 주방용품업계…불황 타개 전략 찾기 안간힘

'실적 빨간불' 주방용품업계…불황 타개 전략 찾기 안간힘

이데일리 2019-05-20 05:00:00 신고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주방용품업계가 올 1분기에도 실적 악화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내부 영업·재무구조 등에 변화를 주면서 생긴 복합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주방용품업체들은 해외시장 비중을 높이거나,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 신사업 진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방용품업체 PN풍년(024940)은 올 1분기 영업손실 4324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52억원으로 전년 동기(171억원)대비 11.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73.6% 급감한 964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부터 수익성까지 모든 부분이 악화된 셈이다.

(김정훈 기자)
PN풍년은 1954년 설립돼 주방용품 한 우물만 파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618억원. 주력제품은 일반압력밥솥으로 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밥솥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일반압력밥솥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이어왔던 업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밥솥과 일반압력밥솥 시장 전반이 정체기를 맞고 있는데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또는 자체브랜드(PB) 형태로 저가 중국산 제품 유입이 확대되면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 1분기 실적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밀폐용기업계의 대표적인 업체들도 올 1분기 고개를 숙였다. 유리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을 내세우는 삼광글라스(005090)는 올 1분기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해 전년(-41억원)대비 적자폭을 더 키웠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전년대비 18.7% 감소한 706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부분은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 뿐이다. 삼광글라스는 주력인 유리밀폐용기 이외에도 캔·병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최근 침체기를 맞고 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올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캔 생산공장의 연간 정비를 실시했고 관리종목 이슈 해소를 위해 지난해 발생한 수수료 등의 특별비용 지출이 있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지난해 논산1공장 용해로 보수 후 정상적인 가동과 대대적인 유통채널 정비 등의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올 2분기 실적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광글라스의 경쟁업체인 락앤락(115390)도 올 1분기엔 웃지 못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3.0% 감소했다. 매출액도 10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줄었으며 당기순이익도 59.8% 감소한 4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17년 창업주인 김준일 전 회장이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 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현재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꾀하는 중이다. 최근 1년새 실적 침체는 이 같은 변화의 과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락앤락 관계자는 “중국에서 지난해 이례적으로 대형 특판 매출이 빠진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며 “베트남에서 기존 1분기에 시행하던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올해는 2분기에 진행하고, 신제품 출시 등이 하반기에 몰려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방용품업계의 침체는 벌써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업체들 역시 활로 모색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잠재성이 있는 해외시장에 집중하면서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영업·마케팅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실제 락앤락은 올 1분기 중국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을 전년 동기대비 6.4% 늘렸고 베트남에선 고급 쇼핑몰 중심의 프리미엄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 전년대비 28.2%의 매출 신장을 거뒀다. 더불어 삼광글라스는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서면서 내실을 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천시 용현동에 보유한 공장부지 6만6000㎡를 1100억원(보상금 잠정가)에 매각을 추진, 재무건전성 개선은 물론 생산시설 등에 대한 내부정비를 진행 중이다.

소형가전사업에 진출하면서 제품 다각화에 나선 곳도 있다. 주방용품업체 해피콜은 다음달 처음으로 계절가전 에어서큘레이터를 출시하기로 했고 PN풍년은 올초부터 렌털사업부를 신설, 본격적으로 주방가전 렌털(임대)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새 주방용품업계의 사정이 점차 악화되면서 대표 업체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시장 전반의 침체 속에서 다른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거나, 수출 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저가 중국산 사이에서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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