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러브레터` 권하는 보험설계사..왜?

고객에게 `러브레터` 권하는 보험설계사..왜?

이데일리 2019-05-20 06:02:21 신고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나의 인생에서 늘 1번이었던, 사랑하는 엄마. 엄마가 이 편지를 보게 되기를 원치 않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함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딸로 태어나서 너무 행복했어요. 그리고 너무 감사했고. 더 자랑스러운 딸이 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사랑합니다.”

40대 여성 임모씨. 임씨는 지난해 5월 어머니를 수익자로 하는 푸르덴셜생명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어머니에게 ‘러브레터’를 썼다. 이 편지는 보험 청약서와 함께 동봉 돼 보관 된다. 실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일이 발생하면 이 편지는 보험금과 함께 임씨 어머니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김삼정(51· 사진) 푸르덴셜생명 이그제큐티브 라이프플래너(LP)는 지난 1998년 8월부터 푸르덴셜생명에서 설계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12년 이그제큐티브 LP에 올랐으며 2000년부터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자격을 20년째 유지 중인 베테랑 보험설계사다.

하지만 직장 선후배나 고객들은 김 LP를 ‘보험 판매왕’ 보다는 ‘사랑의 편지’를 권하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김 LP가 고객들에게 왜 보험에 가입하는지 묻고 그 이유를 편지로 써보라고 청해온 까닭이다.

김 LP가 고객들로부터 받아 보관 중인 편지는 1000장 안팎이다. 그가 고객들에게 편지쓰기를 권한 건 벌써 21년째다. 김 LP가 처음 건네받은 편지는 미혼인 장모씨가 청약서 한 귀퉁이에 적은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짧은 글귀였다. 혹시나 본인이 먼저 사망하게 될 경우 남겨질 어머니를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그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김 LP는 ‘러브레터’의 힘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사례는 이렇다. 십수년 전 한 가장이 종신보험에 가입하면서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겼는데 그가 사망하면서 보험금과 편지를 유족들에게 전달해야 했던 것. 유족 중 중학교 2학년생인 아들이 있었는데 당시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었다. 아버지 죽음에도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어머니에게 상처 주는 말로 슬픔을 대신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남긴 손 편지를 받아 본 순간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의 뜻대로 어머니를 잘 모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 소년은 이후 명문대에 진학한 것은 물론 어머니와 여동생을 잘 보살피며 가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김 LP는 “러브레터는 고객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을 되새기게 하는 것은 물론 저에게는 LP로서 초심을 잃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 LP가 처음 시작한 ‘러브레터를 권함’은 2001년부터 푸르덴셜생명의 문화로 확산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태블릿PC를 활용한 청약도 늘어남에 따라 손 편지 대신 영상편지를 보내는 이들도 생겨났다. 푸르덴셜생명은 네 편의 편지를 각색해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17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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