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사진제공|세계태권도연맹
심재영은 무주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부터 도쿄올림픽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2016년 11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세계태권도연맹(WT) 경기 규칙을 완벽하게 접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연결동작이 강점인 심재영은 쉴 틈 없이 상대를 공략하는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의미 없이 발만 드는 행위가 곧바로 감점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규칙을 고려하면, 심재영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회 여자 46㎏급 결승에서 마흘라 모멘자데흐(이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아픔도 있었다. 무주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이듬해(2018) 5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강보라에게 결승에서 패한 탓에 메이저 종합국제대회 무대 데뷔를 뒤로 미뤄야 했다. 겉으로는 크게 티를 내지 않고 다음 시즌을 준비했지만, “나는 욕심이 많다”고 외쳤던 심재영이 느꼈던 좌절감은 엄청났다. 무주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피땀 흘린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포인트 120점을 챙기며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 ‘올림픽’이라는 세 글자는 심재영에게 엄청난 동기부여다.
향후 과제는 올림픽 체급에 적응하는 것이다. 여자부 기준으로 총 8개의 체급(46·49·53·57·62·67·73㎏·73㎏ 이상)이 존재하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달리 올림픽 체급은 49·57·67㎏·67㎏ 이상이 전부다. 심재영은 49㎏급에 도전해야 한다. 2016리우올림픽에서 김소희가 금메달을 안겼던 체급으로 세계랭킹 1위 파니팍 옹파타나킷(태국), 우징위(중국)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 등 강자들이 즐비하다.
심재영은 “한 걸음씩 더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