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한 여성이 10년 전 국가 대표 아이스하키 선수 2명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기소 유예 처분을 받고 지금도 국가 대표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 유 모 씨는 지난 2009년 3월 2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만난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이 모 씨가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있는 한 모텔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 유 씨는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시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이 씨가 다가와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고, 유 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 씨는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 와 유 씨에게 건넸고, 유 씨는 이를 마신 뒤 정신을 잃었다. 유 씨는 정신을 차리자 김 모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씨와 같은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선수였다. 유 씨는 자신의 지갑에 있던 수표와 현금 등도 사라졌다고 했다. 얼마 뒤 유 씨의 수표를 쓰다 한 남성이 붙잡혔는데, 바로 이 씨였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가 먼저 모텔로 유 씨를 데려가 성폭행했고, 친구인 김 씨를 불러 유 씨를 성폭행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씨에게 주거 침임 강간 혐의와 중간간, 절도 혐의를 적용, 김 씨에게는 주거 침입 강간 등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유 씨는 합의서를 써 주면 단지 처벌 수준이 낮아지는 정도로만 알고 합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검찰은 두 명 모두 재판에 넘기지 않은 채 기소 유예 처분했다. 가해자들이 초범이고, 범행이 우발적이라는 점과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하며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점을 불기소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유 씨는 가해자들이 처벌조차 받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KBS에 따르면 유 씨는 “당시 가해자들 변호사가 ‘합의를 해도 이들은 죄를 받는다’고 말해 당연히 처벌을 받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사건 담당 검사는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피해자가 재판을 받으며 겪게 될 고통을 고려했다”며 “주거 침입 강간 등의 혐의를 기소 유예 처분하는 경우는 당시 종종 있었다”고 했다.
이 씨와 김 씨는 지금도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에 반발하면서도 할 말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아이스하키 선수 도대체 누구냐, 처벌은 안 받았어도 당장 국대 박탈하고 신상 정보 공개해야 한다", "성폭행에다 도둑질까지 했는데 기소 유예라니 말도 안 된다", "아직도 국대라니 소름 끼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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